침체된 경제 여파로 기업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연말 인천 기업들의 기부 손길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연말연시 집중 모금 캠페인 ‘희망2024 나눔캠페인’ 모금 속도가 지난해보다 더딘 모습이다. 인천공동모금회가 19일까지 집계한 모금 실적은 약 31억9천만 원으로 29.8도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 41억5천만 원과 견주면 77% 수준에 불과하다.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지난 3년 동안 인천 나눔온도는 2021년 154도, 2022년 129도, 2023년 121도로 목표액을 훌쩍 뛰어넘었을 뿐만 아니라 전국 평균 나눔온도보다 높았다. 

이처럼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캠페인 기간 중 기업 기부가 예년보다 큰 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고액 기부한 기업이 폐업을 하거나 일부 기업들이 기부 축소 의사를 전해 와 이 추세라면 인천 나눔온도는 연말이 다가올수록 전국 평균온도와 차이가 벌어지리란 분석이다. 따라서 나눔의 손길이 닿도록 좀 더 많은 기업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히 요구된다.  

나눔을 실천하는 일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물론 가진 자가 자신의 부를 나눠서 사회의 빈곤 계층 사람들을 돌보는 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가진 게 많다고 해서 누구나 나눔에 나서는 건 아니다. 나눔은 소유의 많음에 있기보다 마음의 넉넉함에 있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망설이는 잠재적 기부자들에게 자원봉사단체의 기능과 가치, 사회에서의 구실을 제대로 알리는 등 기부행위를 향상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지역사회 참여를 확대함으로써 기부와 나눔문화 확산에 임해야 한다. 

여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이들의 손을 잡아 주는 것이 바로 이웃에 대한 관심이고 사랑이다. 이런 관심과 나눔이 바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다. 경기가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특히 날씨가 춥고 삶이 어려울수록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과 온정의 손길이 닿았으면 한다. 나눔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미풍양속은 지키고 확산해야 할 불변의 가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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