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교육’.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제시한 새롭게 변하는 경기교육의 뼈대다.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줄임말인 IB는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 개념 이해와 탐구학습 활동으로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국제 인증 학교교육 프로그램이다. 

IB 교육 목표인 ‘상호 문화의 이해와 존중을 통해 더 나은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탐구심이 많고 지적이며 배려심이 있는 학생 양성’은 10개 학습자상으로 구체화한다. 이는 2022개정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에서 제시한 4가지 인간상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IB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프레임 워크는 목적·환경·문화·학습 4가지 카테고리로 이뤄졌다. 더욱이 교육 목적과 학습환경, 학교문화가 학생들의 학습을 중심에 두고 조성하도록 강조한다. 급변하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이 단편적인 지식 암기와 출제자 의도에 맞춘 정답 찾기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 나가며 재능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게 IB 교육의 맥인 셈이다.

# 탐구-실행-성찰 중심의 ‘IB 교육’

IB 프로그램은 학생 발달 단계에 따라 학교급별로 구분한다. 초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등교육 프로그램(Primary Years Programme)은 전통적인 교과 경계를 초월한 학습을 추구한다. 학생들은 6가지 초학문적 주제를 연속 탐구하는 과정에서 학습 능력을 키운다. 

중학교에서 운영하는 중등교육 프로그램(Middle Years Programme)은 PYP에서 다룬 6가지 초학문적 주제를 6가지 세계 맥락으로 확대하고 더욱 깊게 탐구한다. MYP에서는 개별 교과에 관한 이해와 교과 통합 교육이 함께 이뤄진다.

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디플로마 프로그램(Diploma Programme)은 6개 교과군의 과목과 3개 핵심과정(Core)으로 구성하며, 평가를 거쳐 디플로마를 취득한다. 디플로마로 학생들은 전문 지식을 학습하고, 이러한 지식의 본질과 근원을 사고하는 능력을 함양한다.

IB 프로그램은 수업을 통해 학생이 갖추길 기대하는 ‘학습 접근 방법(Approaches to Learning)’과 교사가 가르칠 때 지켜야 할 ‘교수 접근 방법(Approaches to Teaching)’을 제시한다. IB는 국제적으로 통용하는 교육 프로그램이기에 가르쳐야 할 내용을 제한하지 않지만 교사의 수업 설계와 평가에 대한 안내가 명확해 양질의 교육이 이뤄지도록 한다.

도교육청은 지난 2월 IB 관심학교 25개 교(초등 14개 교, 중등 11개 교)를 선정했으며 이후 5개 교(초등 3개 교, 고등 2개 교)가 자체적으로 관심학교로 등록해 총 30개 교를 운영했다. 현재 18개 교(초등 10개 교, 중등 7개 교, 고등 1개 교)가 후보학교 단계로 진입해 운영 중이다.

IB 후보학교에서는 개념 기반 탐구학습, 학습법(ATL), 교수법(ATT)을 반영한 수업과 평가를 적용한다. 이를 위해 학교 안 전문적학습공동체, IB 본부의 인스쿨 워크숍을 개최해 소속 교원들의 역량을 향상시킨다. 또 ‘학교 공개의 날’에서 학부모, 도내 교원들과 IB 수업을 공유한다.

광주 매양중 진로특강.
광주 매양중 진로특강.

# IB 교육 실현의 바탕 ‘교원 역량’

IB 프로그램은 수업 설계 방식부터 평가 기준까지 상세한 프레임 워크를 제공한다. IB 철학에 관한 공감과 교원의 수업·평가 역량이 IB 교육 구현의 가장 중요한 열쇠다.

도교육청은 IB 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려고 ▶IB 국제공인 전문강사 연수(70명) ▶대학 연계 IB 전문가과정(100명) ▶IB 이해 입문과정 원격연수 ▶교장, 교감, 코디네이터, 수석교사, 사서교사의 교원 역할에 따른 개별화된 연수로 4천500여 명 교원의 역량을 강화했다.

또 IB 교육 공감대를 확산하려고 ▶타 시도 인증학교 공개수업 참관 ▶학부모 대상 설명회 ▶IB 프로그램 리플릿과 이해자료를 배포했다.

도교육청은 지난 1년간 IB 교육에 관한 교원의 성장 경험을 공유하고자 미래교육 IB 콘퍼런스를 준비하기도 했다. 이달 16일 화성 YBM연수원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는 약 400명의 교원이 참여해 ▶관심·후보학교 운영 사례 ▶IB 수업 사례 ▶역량 강화 경험 사례를 나눴다. 1부는 ‘IB 프로그램 적용에 따른 현장의 변화’를 주제로 한 토론, 2부는 학교급과 내용에 따라 분류한 ‘16개의 선택 강좌’로 진행했다.

# 초·중·고로 이어지는 IB 교육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타인을 존중하는 배움에서 국제 소양을 함양하는 초등교육 프로그램을 경험한 학생들은 중등교육 프로그램과 디플로마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폭넓고 균형 잡힌 역량을 갖춘다.

도교육청은 IB 교육이 ‘초-중-고’로 이어지도록 관심학교를 확대 운영한다. 또 기존에는 IB 교육에 관한 이해를 높이고 공감대를 확산시키고자 관심학교와 후보학교를 중심으로 진행했던 각종 설명회와 연수를 일반학교까지 포함해 진행한다.

아울러 학교 현장에서 내실 있는 IB 교육이 이뤄지도록 IB 국제공인 전문강사 연수, 대학 연계 IB 전문가 과정 같은 교원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 간다.

임태희 교육감은 "IB 프로그램은 학생 자신의 생각을 키우는 토론 중심 수업, 공정하고 객관성을 갖춘 논·서술형 평가로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경기 미래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맥을 함께한다"며 "IB 프로그램으로 학교교육의 방법과 평가를 새롭게 바라보고, 학생들의 재능과 역량을 발휘하는 교육을 실현하길 바란다"고 했다.

# 사랑과 인성, 열정으로 창의적 인재 육성하는 매양중학교

2017년 3월 광주시 오포읍에 자리잡은 매양중은 ‘사랑으로 인성과 열정을 지닌 창의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활동을 한다.

버스킹 공연을 펼치는 학생들.
버스킹 공연을 펼치는 학생들.

매양중은 IB 후보학교를 신청하기 전까지 다양한 학생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했다. 경기도 지정 ‘하프 자율동아리 진로특강’이 만들어져 학생들은 모두 하프로 예술활동을 한다. 또 밴드 동아리를 비롯해 매양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를 개최해 문화활동에 힘쓴다.

학교만의 특색사업으로 다양한 교육도 제공한다. 

먼저 꿈, 즐거움, 소통과 협력이 있는 새로운 교실문화 실현을 목적으로 한 배움 프로젝트가 있다. 학생 중심의 창의 수업을 이끌어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운영해 실력을 도모한다. 기초학력 지원을 위한 교사 멘토링과 영어교육 격차 프로그램, 맞춤형 방과후학교 운영을 비롯해 여러 활동을 추진한다. 

교육공동체 참여와 협력으로 모두가 행복한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행복 프로젝트도 운영한다. 사제동행 사랑의 아침맞이 인사, 매일 아침을 깨우는 5분 감성교육, 꿈과 끼를 찾아가는 진로활동을 비롯해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이 대표적이다.

혁신공감과 연계혁신 학교를 꾸준히 운영한 매양중은 지난 2월 IB 관심학교로, 지난달 3일에는 IB 후보학교로 지정됐다.

매양중은 IB 후보학교를 신청하기 전까지 융합수업 연구를 꾸준히 준비했다. 더욱이 교육환경 개선을 중점으로 적극 노력해 컴퓨터실의 PC와 태블릿PC, 정보융합실의 노트북을 각각 보충했다.

또 1∼2학년 교실(총 22개 반)에 학생들을 위한 태블릿PC를 따로 준비했으며, 특별실과 3학년 공용 교실에도 태블릿PC를 보충했다.

이어 미래형 과학교실을 마련해 전자칠판과 LED TV를 설치하고, 태블릿PC와 VR 장비도 함께 마련했다.

더욱이 IB 교육의 정의와 목적을 제대로 알기 위해 교육공동체(학생, 교직원, 학부모)의 공감대 형성에도 노력했다. 6∼8월 IB 기본연수를 비롯한 IB교육을 낱낱이 파악했다. 또 교사들의 리더 역량을 강화하려고 학교장과 교감, 코디네이터 연수를 지속 진행했다.

매양엔젤스 동아리가 지역 요양원에서 진행한 공연 봉사.
매양엔젤스 동아리가 지역 요양원에서 진행한 공연 봉사.

매양중은 IB 교육이 잘 정착되도록 발전 방안과 계획도 수립했다. IB 교육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IB 연수를 계획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또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연수뿐만 아니라 개념 기반 수업을 꾸준히 계획하고 준비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교육과정 편제표를 만들어 교과군 리더도 구성했다. 아울러 IB 교과군별 연간 50시간 이상 점검을 계획했으며, 창제 단위 수를 동아리 활동 2∼3학년 편제로 했다.

IB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도 만만치 않다. 매양중 학부모부회장 김금중(48·여)씨는 "생소한 IB 교육이 잘 정착될까 하는 고민이 있었지만, 교육과정 운영 계획을 비롯해 교직원들의 노력을 보니 걱정이 사라졌다"며 "이번 기회로 IB 교육이 잘 정착돼 미래를 이끌어 갈 학생들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육심랑 교장은 "학교에 IB 교육이 잘 자리잡도록 모든 교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 중이다"라고 했다. 

그는 "IB 교육이 대한민국 미래 주역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도전했다"며 "IB 교육의 모토인 ‘역량 강화’는 학생들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중요한 ‘연료’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년 2월을 기점으로 IB 교육이 잘 정착하도록 교사 역량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육 교장은 "역량이 중심이 되는 IB 교육에 문화예술교육을 접목시킬 계획도 구상 중"이라며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아이들 스스로 문화예술을 배우면서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도록 철저히 준비해 미래교육을 펼치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 = 광주 매양중학교 제공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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