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탑병원 감염내과 이지용 과장
검단탑병원 감염내과 이지용 과장

대상포진은 어렸을 때 감염됐던 수두바이러스가 다 없어지지 않고 감각신경절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일시 또는 영구적으로 약해지면 바이러스가 감각신경을 따라 증식헤(재활성화) 피부와 감각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과정에서 열감이나 전신 위약감과 함께 감각신경이 담당하는 피부분절의 통증과 이상 감각이 발생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피부세포와 신경세포를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공격하는 과정에서 피부에는 홍반과 수포성 피부 발진이 띠 모양 양상으로 발생하고, 아프고 따갑고 시리고 저리고 쑤시는 다양한 양상의 신경통을 느끼게 된다.

회복기에 피부에 발생한 수포는 저절로 터진 후 궤양과 가피가 생긴 후 마르는데 피부는 재생이 빠르기 때문에 발진이 생기고 가피가 앉기까지 1∼2주면 호전되지만, 신경세포는 재생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신경통이 남아 있는데 나이나 면역 상태, 대상포진 중증도에 따라 보통 4∼6주간, 최소 2주에서 길게는 평생 지속된다.

대상포진은 병태생리에 따라 특징적인 피부 병변을 관찰해 임상적으로 진단 가능하다. 그러나 재발성 대상포진이나 면역억제환자, 대상포진 백신 접종을 받은 분들에서는 피부 병변이 전형적이지 않는데, 이 경우 수포나 혈액에서 바이러스의 핵산을 검출하는 PCR이나 바이러스 배양검사를 필요로 할 때도 있다.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피부 발진이 발생하기 전 바이러스 증식이 진행됐지만 더 이상 증식하지 않도록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한다. 대부분 경구 항바이러스제로 충분하지만 시신경이나 청신경, 뇌수막염 등 중추신경계를 침범했거나 바이러스 증식이 심해 경구 항바이러스제 복용에도 수포가 1㎝ 이상 커지는 경우에는 주사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하다.

주사 항바이러스제 치료는 하루 3회 투약하기 때문에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신경세포의 과도한 손상을 억제하기 위해 소염제를 투약하고, 손상이 심한 경우는 스테로이드를 투약하기도 한다.

감각신경이 온전히 재생돼 통증이 잡히기까지 대략 4∼6주의 시간이 필요한데, 이 기간 신경억제제나 항우울제를 통해 신경통으로 인한 고통을 줄이고, 젖은 거즈를 환부에 올리거나 연고를 도포해 피부감각 예민도를 낮추는 치료가 필요하며 최소 4∼6주간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감각신경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신경 억제가 과도한 경우 어지러움이나 전신위약감, 넘어짐, 실신 따위 부작용이 났을 땐 증상에 따라 신경통 약물들을 점차 줄인다.

피부 발진이 난 뒤 72시간 이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포함한 이같은 치료를 받을 경우 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한다. 통증과 함께 여러 개 수포나 피부 발진이 허리띠 모양으로 발생하는 경우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두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수두 감염은 피할 수 없다. 게다가 대상포진은 몸속에 있는 수두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돼 발생하기 때문에 예방접종만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단은 없다. 최근 출시된 대상포진 사백신은 대상포진 발병을 90%,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도를 90% 이상 예방할 정도로 아주 좋은 효과를 보여 준다. 사백신이기 때문에 이식환자나 면역억제제 복용이나 AIDS 등으로 면역이 저하된 환자, 항암치료를 받으시는 분들도 맞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도 도입돼 접종이 가능하니 꼭 접종을 받기 바란다. 두 달 간격으로 1회씩, 총 2회 접종한다.

기존 생백신 또한 50∼70% 발병 예방 효과, 60∼80% 신경통 예방 효과가 있으니 사백신 접종이 부담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 대상포진은 3∼5% 정도 재발한다. 백신 예방 효과를 고려할 때 발병 후 6∼12개월 뒤 백신을 맞는다면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검단탑병원 감염내과 이지용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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