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최원영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 겸임교수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무척 빨리 간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특히 은퇴한 친구들을 만나면 예외 없이 하루가 너무 빠르다고 합니다. 학창시절에는 하루가 일 년처럼 느껴졌지만, 나이가 들어서는 일 년이 하루 같다고나 할까요. 저 역시도 새해를 맞이한 지금 작년을 돌아보면 무엇 하나 제대로 해놓은 것 없이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새해 벽두부터 성공한 삶,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떻게 시간 관리를 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인터넷에서 구한 글을 훑어보다가 미국의 제20대 가필드 대통령의 대학 시절의 일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같은 반에 수학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있었는데, 지기 싫어하는 가필드는 그를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수학만큼은 언제나 그 학생에게 뒤졌습니다.

어느 날 밤이었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던 그는 그 학생 방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불이 꺼질 때까지 지켜보고 있자니 10분 정도 후에야 꺼졌습니다. 이때 가필드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쳤습니다. ‘그래, 10분이다!’

그는 다음 날 밤부터 10분 늦게 잠자리에 들기로 했고, 그만큼 수학 문제를 더 풀었습니다. 그는 마침내 그 학생을 추월하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훗날 그가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10분을 활용하자! 이것이 모든 일에 있어서 성공을 부르는 비결이다."

하루 10분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탈바꿈시켜놓았습니다. 이 짧은 자투리 시간이 귀한 곳에 쓰여 쌓이게 되면 기적 같은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감동 가득 한 뼘 이야기」(최헌)에는 성공비결을 묻는 제자에게 스승인 통계학 석학의 답변 내용이 나옵니다. 그는 100여 년에 걸쳐 세계의 모든 기업인이 이룩한 업적을 조사해 그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대학자였습니다. 그러니 제자는 그에게서 놀라운 성공 비밀을 알게 될 거라고 짐작했을 겁니다. 그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성공비결이라, 그럼 있지. 실은 말일세.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4시간을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다네. 요즘 사람들은 직장에서 퇴근하면 별로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면서 보내곤 해. 그 4시간을 자기에게 필요한 전문지식을 익히는데 투자해 보게.

가령 은행원의 경우라면 고객이 저축을 더 많이 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수도 있겠지. 생산 기술자라면 그 시간에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할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기도 하고, 선생님이라면 보다 효과적인 수업방식을 연구하는데 그 시간을 쓸 수도 있다는 거야. 1년이면 1천460시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결과가 되는거야. 이렇게 10년을 보내보게. 틀림없이 자네도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 있을 걸세."

이 글을 읽으면서 저를 돌아보았습니다. 직장인으로 살아갈 때의 저녁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일주일에 두세 번은 동료들과 술자리를 가졌고, 친구와의 만남도 잦았습니다. 그러고는 취기가 오른 채 지친 몸으로 집에 와서는 잠자리에 들곤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렇게 저는 많이도 게을렀습니다. 그때 만약 퇴근 후 4시간을 유용하게 보냈더라면 지금의 제 모습은 어땠을까 상상하게 됩니다.

직장에 나갈 필요가 없는 은퇴 후에는 남는 게 시간입니다. 이제부터라도 하루를 1년처럼,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그동안 바빠서 배우지 못한 것들에 시간을 들이면 어떨까 싶습니다. 하루 중 단 ‘10분’만이라도 그것에 눈과 귀를 열고, 하루 중 4시간 만이라도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사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이렇게 일 년을 하루처럼 치열하게 살아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세상을 마주하는 기적을 이루지 않을까요. 독자 여러분의 큰 꿈이 ‘10분’과 ‘4시간 법칙’에 의해 이루어지는 그런 놀라운 한 해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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