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인천당구연맹 회장이 사무실 겸 대회장에서 연맹 깃발 앞에 섰다. 김동현 기자 kdh@

"골프 칼럼을 쓰던 10년 전쯤 전국대회 중인 당구장을 몇십 년 만에 우연히 방문했다가 당구계에 뛰어들었습니다."

한국 당구 문화 형성을 주도·전파한 산실 노릇을 했으며 ‘인천짠물’로 유명한 인천당구연맹을 이끄는 김태석 회장을 만났다.

김 회장은 오래간만에 접한 당구가 3쿠션 일대일 대결 방식 말고는 없는 현실에서, 대중적으로 성공한 스포츠로 발전한 골프와 접목할 적임자가 자신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회장은 1년 반 정도 연구한 끝에 지루한 일대일 경기에서 벗어나 수비를 없앤 골프식 당구 종목인 L3C(Layout 3 Cusion)를 고안했다. 그러다가 7년 전께 불미스러운 일로 인천시체육회에서 제명된 조직을 새롭게 정비해 재탄생시켜 달라는 제의를 받고, 고민 끝에 회장 선거에 나가 당선됐다.

이름만 같을 뿐 기존 연맹과는 다른 새로운 통합조직으로 개편하며 시체육회 인정단체로 새출발했지만, 관리단체 제재는 이어졌다.

김 회장은 "5년 동안 지원금 없이 운영이 불가능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아내가 별도 회사까지 차려 연맹을 지원했고, 3년 전에 뜻을 같이하는 당구인들과 함께 법인회사로 확장·설립했다"며 "체계적인 지원 덕에 끊겼던 동호회 대회도 부활시켰고, 흩어졌던 선수들도 복귀시켜 차츰 본모습을 되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당구연맹 회장으로서 대다수 시민들이 정통 당구보다 4구라 알려진 막당구를 즐기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지난해 당구 중점교실을 추진했던 인천시교육청과 MOU를 맺으며 학교는 정통 당구를 가르쳐야 한다고 자문까지 했으나, 협의 과정에서 시각차만 확인하고 결국 학교 개별 선택으로 진행했다.

"연맹 회장으로서 동네 당구장이 학교에 퍼지는 상황을 막고자 했지만, 시교육청으로부터 개입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를 받고 손을 놨다"며 "그래도 내 뜻에 동의하는 학교들이 생겨 정통 당구대 설치와 선수 강습까지 했고, 폭발적인 반응에 시교육위원회 시찰까지 이어져 절반의 성공은 이뤘다"고 했다.

하지만 당구대 보급과 관련해 지난해 시의원에게 특혜 의혹도 받으며 난처한 상황에 몰렸던 김 회장은 "계약 과정에서 아내 회사가 낙찰돼 부적절하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이는 내가 감내해야 할 몫으로 여긴다"며 "우리 방식을 따라준 학교들에서 성과를 냄으로써 나에게 쏟아진 의혹을 어느 정도 해소하리라 본다"고 해명했다.

끝으로 "‘즐거운 학교’에 일조하며 세계에 학교당구스포츠 표준을 제시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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