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좌), 송진희 연구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좌), 송진희 연구교수

인체에 유익한 세균으로 알려진 유산균과 낙산균이 대장암, 대장선종 등 대장 질환 예방에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김나영(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제1저자 송진희 연구교수)은 대장 질환의 발병률이 낮은 여성과 55세 이하 젊은 연령대에서 유산균(젖산균)과 낙산균 등 장내 유익균이 많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김 교수팀은 성차·연령 등의 요인과 장내세균총의 변화, 대장암 발병 간의 상호작용에 주목해 실제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는 2021년∼2022년 병원에서 대장선종과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의 대변 데이터가 사용됐다.

그 결과, 대장선종이나 대장암을 앓는 환자보다 그렇지 않은 건강한 대조군에서 장내 유익균이 유의미하게 많았다.

더욱이 여성과 55세 이하 연령에서 각각 유산균(젖산균)과 낙산균 분포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통계적으로도 남성이나 고령에 비해 대장암 발병 위험이 낮은 집단인데, 유산균과 낙산균 등 장내 유익균의 영향을 받았다고 추정하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김 교수팀은 성별에 따른 유익균 분포를 반영해 유산균 등과 대장 질환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분석한다면, 대장암을 억제하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진전이 있을 걸로 전망한다.

김나영 교수는 "여성의 대장암 발병률은 남성의 절반 수준"이라며 "건강한 여성의 장내세균총에서 발견되는 유익균을 분석해 대장암 예방과 치료제를 개발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서 대장암의 한 해 발생자 수는 3만2천751명으로, 폐암을 제치고 국내 발병률 2위를 기록했다.

이는 발병률 1위인 갑상선암(3만5천303명)에 근접한 수준으로, 2019년 동일 조사에서 4위였던 점을 고려하면 아주 가파른 성장세다.

대장암의 발병에 미치는 요인으론 성별과 연령, 가족력, 흡연 여부, 식습관 등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발병률이 약 2배 높고, 발생 위치에도 차이가 나 성호르몬이 발병 기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걸로 추정된다.

2019년~2024년도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Gut and Liver」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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