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문복 아인병원 척추관절센터 원장
송문복 아인병원 척추관절센터 원장

‘무릎 퇴행성관절염’은 다리뼈와 뼈(넙다리뼈와 정강이뼈) 사이 무릎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차 손상돼 통증과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연골이 손상되면 무릎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기능을 잃으며, 무릎 위아래 뼈 사이 하중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외부 충격을 그대로 흡수한다.

인구고령화 속도에 따라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 수도 점점 증가한다. 무릎 염증으로 통증이 생기는 ‘무릎 관절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18년 287만7천881명에서 2022년 307만6천218명으로 5년 사이 6.8% 증가했다.

초기에는 많이 걸어 움직일 때만 통증과 부기가 나타났다가 충분히 쉬면 사라진다. 그러나 점차 병기가 진행되면 무릎관절 안에 물이 차거나 뼈마디가 굵어지며 통증과 소리가 동반되기도 한다. 더 진행되면 다리가 활처럼 휘고 다리를 절며 걷지 못하게 된다.

무릎관절 손상이 특히 치명적인 이유는 무릎 연골이 일상생활 움직임에 반드시 수반되는 신체 부위이기 때문이다. 또 한번 닳기 시작하면 복구 재생이 어렵기 때문에 진행 단계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무릎 관절염 병기는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KL(Kellgren-Lawrence) 분류법으로 구분된다. 총 5단계인데 0기는 정상 단계, 1기는 관절 간격이 조금 줄고 관절 주변부에 골극(골 조직에 염증과 변형이 일어나는 상태)이 보이는 단계, 2기는 초기 관절염으로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골극이 확실히 보이는 단계, 3기는 중기 관절염으로 관절 간격이 좁아지고 뼈 주변 모양이 변화한 단계, 4기는 말기로 관절 간격이 매우 심하게 좁아지고 골극 크기가 매우 큰 단계다.

손상 정도가 경미한 초·중기에는 약물치료, 체외충격파, 물리치료, 연골주사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호전된다. 특히 최근 자가골수 줄기세포 치료가 보건복지부에서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면서 많은 관심을 받는다. 

그러나 외상 또는 질병으로 연골이 심히 손상된 말기의 경우에는 인체에 무해한 금속 또는 세라믹 같은 특수 소재의 인공관절을 삽입(무릎 인공관절 치환술)해 기능을 대체한다. 일부만 손상되거나 한쪽만 닳아 없어진 상황일 때는 정상 부위는 보존하고 손상 부위만 부분적으로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반치환술을 이용한다.

무릎 인공관절은 한번 이식하면 수명은 15~20년 정도다. 또 수술은 무릎 각도, 연부조직 균형 등 고려 사항이 많은 고난도 술기이므로 풍부한 임상 경험을 지닌 의료진 선택과 치료장비 정밀도가 가장 중요하다.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마코 로봇’을 이용한 수술법이 잘 알려졌다. 마코 로봇은 관절의 복잡한 운동을 3D CT 입체 모형을 통해 3차원으로 관절 각도, 다리 균형 등 상태를 파악해 뼈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 삽입 위치를 계획하는 등 정밀한 과정을 거쳐 관절을 바르게 교정한다.

또 수술 시 뼈에 구멍을 내지 않고 의료진이 로봇팔을 통해 계획대로 뼈를 절삭시켜 연부조직 손상과 출혈량 감소가 가능하다. 일반 수술에 비해 회복 시간은 10시간, 보행 가능 시간이 대략 30시간 빠르다.

인공관절 로봇수술은 미세한 차이로도 수술 경과가 달라진다. 신경과 혈관의 각종 합병증, 감염 위험도, 인공관절 수명에 대해서도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다. 따라서 경험이 풍부한 정형외과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후 적절한 치료법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아인병원 척추관절센터 송문복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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