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혜 재능대 사회복지과 교수
윤정혜 재능대 사회복지과 교수

2024년을 선도할 트렌드 키워드 10가지 중에는 ‘배려 돌봄’이 있다. 이제 돌봄은 사회적 약자 영역에서 누구에게나 해당되고, 누구나 원하는 서비스 영역으로 전환됐다. 이러한 사회 변화 속에서 더 나은 복지현장을 위해, 보다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생각해 본다. 

많은 이들은 사회복지 자원 확보의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예산과 같은 인프라 확대를 주장할 것이다. 당연한 얘기다. 그럼에도 사회복지 실천은 결국 사람에 의해, 사람을 위해 실현되는 분야이기에 무엇보다 인적 자원인 종사자들이 지속 성장할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특히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사회복지를 이끄는 리더들은 이러한 실천 현장을 만들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부여된 가장 중요한 핵심 인력임에는 이견이 없을 테다.

그렇다면 사회복지 리더들은 어떤 리더십을 가져야 할까. 조직 성과와 건강한 조직문화를 위한 리더십이 중요하게 요청되는 현실을 반영해 변혁적 리더십 이론을 빌려 생각해 보자. 

미국 정치학자 제임스 맥그리러 번스(James MacGregor Burns)가 처음 사용한 개념인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은 강력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조직 혁신을 이끌어 내는 지도력 이론이다. 변혁적 리더의 특징은 내적 가치관과 목표가 분명하고 역할 수행에서 모범을 보이며, 개개인 특성에 맞게 과업을 분담시킨다. 

구성원들이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게 하며, 도전적인 일을 위임해 책임감을 높인다. 더하여 긍정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구성원들의 잠재력과 능력 개발에 힘쓴다. 그러기에 변혁적 리더십 개념은 사회복지 실천의 윤리와 가치에 아주 맞닿았다. 성공적인 변혁적 리더로는 미국 제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오프라 윈프리가 대표적이다.

최근 중간관리자 리더십 요구 또한 커졌다. 참여한 학회의 지난해 워크숍 주제가 사회복지 조직 팀리더십에 관한 것이었다. 

흔히 리더십을 말할 때 최고 리더를 먼저 떠올리지만, 생각해 보면 중간 리더를 거쳐야 최고 리더가 되는 만큼 중간 리더십을 길러 주고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 

공무원 팀장, 복지기관 팀장, 과장, 부장 등 복지현장 중간관리자들을 키우는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되짚어 보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의견을 담아 중간 리더를 길러 내는 인천복지 인력 양성의 큰 틀을 세워 보는 시도가 필요한 셈이다.

2023년 진행한 정책포럼과 토론회,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면 인천 사회복지 정책의 성공을 위한 제안으로 가장 중요하게 언급되는 주제는 인천시장을 비롯한 구청장, 군수, 즉 최고 리더의 적극 관심과 지원이었다.

사회복지 정책은 언제나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받아들여지지만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인천시는 문화·복지정무부시장에 이어 문화·복지수석 신설을 추진한다. 정책적 비중 측면에서 문화와 복지가 균형감 있게 다뤄지길 기대한다. 

우리 일상에 파스텔 색채를 더한 문화와 예술이 주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삶도 중요하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복지는 여전히 치열한 생존 문제이기에 그 무게감과 절실함 또한 간과돼서는 안 된다.

해마다 연말이면 중앙정부는 지자체 사업을 평가해 우수 사업을 보급하고 시상과 격려를 한다. 지난해 인천에서는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지역사회보장계획, 노인일자리사업, 아동보호사업 등 전국 최우수 복지정책 지자체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개별 정책 성과로 끝나지 않고 시민들이 체감하는 복지인천 성공으로 이어지려면 그 무엇보다 인천시 최고 리더의 철학이 수반된, 복지 분야에 대한 관심이 우선돼야 한다. 뒤이어 탄력받은 공공과 민간의 현장성과 전문성이 뒷받침될 때 마침내 시민 중심의 복지인천이 완성된다. 

이에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유정복 시장님이 인천 사회복지 현장의 첫 번째 강력한 변혁적 리더가 돼 주실 것을 제안해 본다. 사회복지 분야의 르네상스 시대가 인천에 펼쳐질 것을 기대하며, 그 희망으로 새해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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