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2024년 새해 벽두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테러당했다. 지지자로 가장해 접근하고 준비한 흉기로 습격했다. 민주당 전 대표인 이낙연은 당내 비명계 모임 의원들과 민주당이 도덕성과 다양성을 잃어버렸고, 전체 의원 44%가 전과자라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대한민국을 살리려면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를 깨야 한다며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협력해 안팎으로 추락하는 대한민국을 구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제1야당으로 국민 지지와 국정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데, 전 대표는 전체 의원들의 절반가량이 전과자라고 했고, 현 대표는 지지자라는 사람에게 테러를 당했다. 범인 의도는 수사해 봐야 하겠지만 이재명 대표는 테러 이후 현장 인접 병원인 부산에서 치료하지 않고 119 응급의료 헬기로 서울로 와서 치료해 특혜라는 의혹을 받는다. 제1 야당의 모습이 이러하다.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여소야대 지형으로 국정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정당이 안팎으로 보여지는 이미지가 이러하니 국민들의 지지 기대가 이어질까.

곧 있을 총선에서 지지를 얻으려 하겠지만 안팎으로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역병과 기후이변 그리고 전쟁이 혼재하는 격동의 시대를 맞이해 국민들은 물론 나라마다 살림살이 걱정이 매우 크다.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패권으로 휘둘리는 교역과 외교에 무엇보다 다양한 위험에 대비하는 대응이 필요한데, 여야 협치는커녕 만남조차 어려운 현주소를 보면 우려를 피할 길이 없다. 총선으로 새로운 기대를 품어야 하지만 어떠한 기대를 품을 수 있을까. 

기존 정치에 물린 사람들이 신당을 구축하고 지지를 호소하지만 이들의 뿌리를 찾아보면 얽히고설킨 현장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과거 행적은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기대를 품기에 미덥지 못하니 새로움을 찾는다. 현주소가 마땅치 않으니 영역 밖의 인물이 주목받곤 한다. 그래서 때때로 의외의 인물이 주목받기도 한다.

그런데 정치는 어떤 분야인가. 국가를 운영하는 것으로,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살펴야 하고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일이다. 때로 현 시점보다 먼 미래를 보아 시대를 앞서 가는 선견지명이 필요하고, 견제하는 세력들의 알력을 조절할 기교도 필요하다. 

피상적인 모습이 아닌 이면을 봐야 할 때가 더 많은 세계에 정치를 경험하지도 못한 초보자가 영입됐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가 생각하고 판단하는 기준은 정치 분야가 아닌 그가 지금까지 공부하고 경험한 분야의 기준이다. 해당 분야에서는 당연하고 합리적인 기준이다. 그런데 복합적인 부분을 생각해야 하는 정치 분야에서는 합리적 기준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가 생각하는 공동의 이익이, 정치의 효력이 어디까지인지 알아봐야 한다. 그래서 지식보다 경험이 필요한 경우가 더 많다. 나라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데 당면한 모습만 바라보면 그 미래는 보장할 수 없다. 또한 정치는 혼자만 빛나는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정치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정치인들의 쇼맨십이다. 선거 때면 더 극심해진다. 그들은 지역에 호소하고 소속에 힘을 과시한다.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뀐 지금도 그것이 호소력이 있을까. 사사건건 발걸음을 잡는 일이 아닌 협력하고 논의해 상황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려면 적대적 관계가 아닌, 승자 독식 방법이 아닌, 배려의 모습이 우선돼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해서, 또 정당정치 발전을 위해서 과거를 번복하지 않으려면 새로이 국회의원을 구성하게 될 지금 의지를 다져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당 모습은 경쟁적 동반자가 아닌 상대를 제압하고 실세를 과시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대통령중심제가 갖는 정당 간 관계에서 승자 독점 논리가 작동하기 쉽다. 그러나 정치·문화적으로 미성숙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파, 계파, 지역을 내세우는 지도자 중심의 사당화, 연고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지도자의 카리스마나 이념으로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다. 작금의 시대는 빅데이터를 거론하는 지식정보 중심의 시대다. 국민 의식과 삶의 질 또한 과거와 다르다. 따라서 구태의연함으로 자신하는 정당 파워가 아닌 적합한 정책으로 차별화를 만들어 내는 실력이 요구된다. 그래서 새로운 정당정치의 필요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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