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10일 치르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선거 시계추가 움직이면서 정치권 분열이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총선 분열은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해 가칭 개혁신당 창당 움직임에 나섰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1일 이낙연 전 대표가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 창당에 들어갔다.

그동안 당의 분열과 통합은 있었지만, 전직 여야 당대표가 동시에 탈당을 선언하고 신당을 창당한 전례는 헌정 사상 없었다.

이로 인해 각 당에서는 ‘비판’, ‘호소’, ‘자성’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나오지만, 한편으로는 거대 양당의 독식과 불신이 큰 만큼 신당 창당을 두고 국민들이 기대감을 품은 것도 사실이다.

새로 추진되는 ‘신당’이기에 국민의 기대감에 보답하려면 가장 먼저 가치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는 그 어떤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단지 의석을 확보하고자 정치공학에 공을 들이는 모습만 두드러진다.

물론 정치인에게 총선은 ‘삶이자 생존’과 연결돼 의석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큰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국민들이 제3지대에 기대감을 품는 까닭은 ‘조금 더 나은 정치’, ‘당신들이라도 다른 정치를 보여 달라’, ‘정치다운 정치’를 소망하며 ‘내 삶을 바꿔 달라’는 의미가 내포됐다.

오늘날 정치는 일부 진영의 특정 지지층 표만 지켜내고 공천만 받으면 된다는 식의 2류 정치로 변질됐다. 모든 공약과 정책은 검증도 되지 못하고 ‘국민의 뜻’이라는 낯부끄러운 명분만을 앞세운다.

총선이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거대 양당의 독선과 구태 정치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양자택일이 아닌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국민들은 오로지 ‘참일꾼’을 찾고자 한다. 신당은 변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좋은 시도다. 정치 변화를 견인한다는 전제에서다.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면서 구태를 되풀이하는 방식은 이미 기존 정치 틀에서 신물을 들이킨 국민 갈증을 해소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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