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겨울로 화재 발생 빈도가 높은 시기다. 불조심이 각별히 요청되지만 공동주택 단지들이 화재 예방에 취약하다고 지적됐다는 소식이다. 인천지역 일부 공동주택에서 방화문 등 피난시설 관리가 부실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한다. 공동주택 화재 발생 시 다른 층으로 불의 확산을 막고 연기나 유독가스를 차단하는 방화문의 중요성은 크다. 하지만 인명사고를 막기 위해 닫혀 있어야 하는 방화문을 개방해 놓거나 대피에 방해가 되는 개인 물품을 계단이나 복도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취재 결과, 비상계단을 창고처럼 사용하면서 자전거나 스탠드형 TV 따위 적치물이 공간 절반 이상을 차지, 비상시 사람들 대피를 방해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 상당수에 이르는 사실이 드러났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지역 아파트 화재 건수는 2021년 115건, 2022년 104건, 2023년 138건으로 연간 100건 이상 발생했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대피 중 연기와 유독가스를 흡입해 발생한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 소방방재 전문가는 "화재 발생 시 비상계단으로 유출되는 유독가스를 막으려면 방화문은 항상 닫힌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유독가스가 비상계단으로 흘러가 주민들이 비상계단을 이용해 신속하게 대피하기 어렵다. 항상 닫혀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마다 주택 화재로 귀중한 인명과 재산을 잃는 우리 사회다. 한번 화재가 발생하면 피해자 본인과 가족은 불행에 처한다. 나아가 국가적으로도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화재를 비롯한 대다수 사고는 사후 원인을 분석해 보면 사전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얼마든지 예방 가능한 사고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한다. 

겨울철은 연중 가장 건조한 때로 난방기기 가동률도 어느 때보다 높다. 그래서 전기 과부하 등으로 화재 위험성도 크다. 천길 높은 둑도 개미구멍 하나에 의해 무너지고, 너른 벌판의 풀숲도 작은 불씨 하나로 인해 사라진다. 순간의 부주의에 의한 과실의 결과는 상상보다 크다. 우리는 이를 경험으로 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공동주택 방화문은 꼭 닫아 둬야 한다는 소방당국의 당부를 결코 잊어선 안 되겠다. 화재 없는 안전한 겨울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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