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식 인천경찰청 공항경찰단 대테러기동대 경위
김정식 인천경찰청 공항경찰단 대테러기동대 경위

필자는 대한민국 관문이자 ‘가’급 국가중요시설인 인천국제공항의 테러를 예방키 위해 창설한 공항경찰단 대테러기동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다. 테러 예방 임무 특성상 국제 정세에 관심이 많은 이유로 발발 후 2년이 돼 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기사는 꼼꼼히 살펴보는 편이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이 끔찍한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기를 모두가 소원하지만, 상황은 속절없이 진행 중이라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게 관련 기사를 읽어 보던 중,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바로 드론의 활용이었다. 

이번 전쟁에서 드론 활용도는 실로 엄청나다. 적의 위치 감시와 정찰에 사용됨은 물론이고, 아군에게 탄약과 보급품을 전달하고 적의 목표물에 폭발물을 투하하는 등 그 활용 능력에 감탄했다. 

사용 목적에 따라 치명적인 무기로도 돌변하는 드론은, 특히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에서는 더욱 위협적인 요소로 취급받는다. 드론이 비행기 엔진에 빨려 들어가거나 비행기와 충돌하면 대형 사고로 번지고, 이는 국가안보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은 반경 9.3㎞를 공항 관제권으로 정하고 드론 비행을 금지한다. 항공안전법에도 관제권에서 승인 없이 드론을 비행할 경우 3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또 드론으로 항공기 이착륙을 지연시키거나 회항하게 하는 등 운항에 지장을 초래할 경우 5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항공안전법에 대한 홍보와 단속이 이뤄지지만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인천국제공항에서 444건의 불법 드론이 적발됐다. 이로 인해 항공기 운항 중단 28건, 출발 지연 61건, 복행 19건, 회항 8건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불법 드론 출몰은 지속 중이다.

불법 드론에 대응키 위해 인천국제공항은 2020년부터 드론탐지시스템을 구축·운영 중이다. 컴퓨터 모니터 위성지도에는 현재 드론 위치와 드론 조정자 위치가 함께 보인다. 또 인근 건물 이름과 주소, 비행하는 드론 종류·크기, 속도, 비행고도가 표시된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비행금지구역에서 드론이 탐지되거나 신고가 접수될 경우 경찰과 군, 공항 경비요원이 현장으로 출동해 조종자를 단속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대테러기동대에서도 불법 드론에 대한 관계 기관 대응체계 강화를 위해 꾸준히 간담회와 합동훈련을 시행 중이다. 안티 드론 장비인 재밍건을 각 터미널별로 구비하며 드론 대응체계 구축에 노력한다.

드론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유망 산업으로 각광받는 분야인 만큼 물류와 방제, 소방 등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그만큼 우리 일상에 친숙해졌지만, 사전 지식 없이 사용하는 조종자들이 많아 각별한 주의를 부탁하고 싶다. 

서울항공청은 ‘드론 원스톱 민원서비스’ 사이트를 운영해 비행금지구역, 장치신고와 비행승인 등 드론과 관련한 각종 사항을 안내한다. 드론 관련 앱도 있다. 드론 조종자는 드론 사용 전 관련 규정을 숙지한 후 드론을 띄우기를 재차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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