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이제 하나의 민족국가를 넘어 세계 각국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는 다문화사회가 됐다. 200만 명이 넘는 해외 이주민들이 우리와 함께 대한민국 땅에서 산다. 게다가 상당수 지방자치단체들이 외국 여러 나라 도시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경제·문화 교류를 통해 상생 발전을 도모한다. 

이러한 때에 인천시와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시가 상호 협력을 강화한다는 소식이다. 유정복 시장은 자매도시인 호놀룰루시를 방문해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와 릭 블랑지아르디 호놀룰루시장을 차례로 만나 우호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하와이 호놀룰루항 7번 부두는 121명 선조들이 1902년 12월 22일 인천 제물포항을 출발해 처음 도착한 장소로, 우리 민족의 공식 이민이 시작된 지역이다.

이민 과정을 약술해 본다. 미국인들은 하와이를 미국 영토에 합병한 후 개발을 위해 조선인을 대상으로 이민자 모집에 나섰다. 하지만 당시 조선인들은 낯설고 물설은 미국으로의 이민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는 ‘은둔 조선’이니 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외부 세계와 단절된 나라였다. 당시 이민 모집 회사가 갖은 감언이설로 유혹했던 광고 내용이 남았다. 인용해 본다. "하와이 군도로 누구든지 일신이나 혹 권속을 데리고 와서 살고자 간절히 원하는 자에게 편리케 주선함을 공고하노라. 학교설립법이 광대하며 모든 섬에 다 학교가 있어 영어를 가르치며 학비는 받지 아니함. 월급은 미국 금전으로 매삭 15원씩이요, 일하는 시간은 매일 10시간 동안이요, 일요일에는 휴식함" 등등의 내용이었다. 

당시 이민 모집에 적극적이었던 브로커 데슐러는 선교사들을 동원해 설득에 나섰다. "하와이는 기후도 좋고 살기 좋습네다. 조선보다 먹을 것이 많이 있으며 잘 살 수 있읍네다. 아무런 걱정할 필요 없읍네다" 하며 앞장서 이민자를 모집했다고 알려졌다. 이것이 한국의 미국 이민사 효시다.

이번 방문에서 유 시장은 자매결연 조형물과 호놀룰루항 표지석 제막식에 참석해 이민 역사와 인천시·호놀룰루시 20년 우정을 재확인했다. 호놀룰루는 2003년 10월 15일 인천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한 도시이기도 하다. 여타 지자체들도 결연을 맺은 해외 자매도시들과의 상호 우호협력을 강화해 상호 발전을 도모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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