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후루, 탕후루, 탕후루! 조금 유명하다 싶은 관광지나 사람이 모이는 장소는 어디든 탕후루를 판다.

종류도 다양하다. 귤이나 딸기, 포도 따위는 직관적으로 무슨 맛인지 이해하기 쉽다. 딸기는 딸기 맛일 테고, 포도는 포도 맛 아니겠는가. 

그런데 블랙 사파이어 탕후루는 이름만 들어서는 당최 무슨 맛일지 예상하기 어렵다. 포도의 일종이라는데, 기자는 블랙 사파이어라는 과일을 탕후루로 처음 접했다.

심지어는 오마카세 탕후루와 탕후루 빙수도 나왔다. 나중에는 라면 탕후루나 김치 탕후루가 나올지 궁금하다.

굳이 여러 탕후루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기자가 최근 여동생과 중구 차이나타운, 월미도를 방문해서다.

인천에 정착한 지 8개월여 됐지만 차이나타운에 가 본 적은 적다. 취재 활동으로 두어 번 방문하긴 했으나 무언가 둘러보기 전에 취재를 마치고 현장을 떠났다.

동생이 온다 하니 갈 곳도 마땅치 않아서 차이나타운과 월미도를 방문하기로 했다. 동생은 중국의 고유한 길거리 음식을 먹을 수 있겠다고 잔뜩 기대한 눈치였다. 

그런데 차이나타운은 탕후루 일색이었다. 월병이나 공갈빵, 양꼬치도 팔았지만 여기저기 탕후루 가게였다. 오죽 탕후루가 많으면 가게 곳곳에는 탕후루를 들고 입장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차이나타운에서만 파는 특이한 중국 길거리 음식을 기대했던 동생은 퍽 실망했다. 탕후루야 서울에서도, 대구에서도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어디든 팔기 때문이다.

차이나타운을 둘러본 후 월미도를 찾았다. 월미도도 역시 탕후루 천지였다.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월미도는 잘 모르겠지만 차이나타운에서는 좀 더 색다른, 특색 있는 무언가를 기대해서다.

탕후루 원조가 중국이라 차이나타운에서는 유행 전부터 탕후루를 팔았다고 들었다. 엄밀히 따지면 차이나타운에서 탕후루를 파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이유는 동생의 실망을 봐서일까? 여기저기 특색 없이 유행을 따라가는 관광상품 때문일까?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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