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윤 인천 연수청학도서관 주무관
김효윤 인천 연수청학도서관 주무관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요즘, 항상 하는 생각이 있다. 사람들은 언제까지 책을 읽을까? 도서관이 사라지지는 않을까? 

매일 강제로 책과 만나는 10년 차 사서인 나조차도 유튜브를 보며 출근하고 넷플릭스를 켠 채 잠드는 일상이 반복된다. 이제는 그들 없이 살 수 없는 지경이지만 신기하게도 연수구에는 갈수록 많은 사람이 도서관을 찾고 책을 읽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이런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도서관을 확충하고 변화시키려는 연수구 노력이 큰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다.

2006년 연수구 최초 어린이도서관으로 문을 연 연수어린이도서관이 2022년 연수꿈담도서관으로 재탄생할 때까지 연수구는 7개 도서관과 9개 작은도서관, 4개 스마트도서관을 개관하며 도서관 인프라 확충에 힘썼다.

자랑거리야 많지만,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연수구의 도서관 인프라와 서비스는 최고라고 자랑할 만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도서관과 같은 시설은 수익을 내지 못하기에 돈 먹는 하마라고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심지어 시설 존재를 깎아내리며 그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찌 보면 도서관을 돈 먹는 하마라고 표현할 수 있다. 매년 도서를 구입하고 프로그램과 행사를 진행하며 사용하는 인건비와 기본적인 시설 운영비 등 들어가야 할 돈들이 너무나 많다. 도서관이 확대될수록 그 비용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의미하는 바는 다르지만, 필자는 하마와 도서관은 닮았다고 생각한다. 

도서관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것처럼 하마는 하루 50㎏ 이상의 많은 풀을 먹는다고 한다. 하마는 먹은 풀을 밤새 물속에서 소화하고 배설한다. 배설물은 강과 호수에 사는 물고기와 곤충의 영양분이 되고, 물고기와 곤충은 다시 지상 동물들과 사람들의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도서관에 투입되는 많은 예산은 수많은 도서를 읽고 프로그램을 경험한 주민들의 성장 동력이 된다.

지난 한 해 연수구 도서관 이용자들은 약 120만 권이 넘는 책을 빌려 갔다. 이를 단순 비용으로 환산하면 230억 원가량의 도서를 연수구민들이 이용한 셈이다.

실제 투입한 예산 대비 훨씬 큰 효과를 봄에도 들어간 비용만 생각하는 현실이 아쉬울 따름이다. 책 한 권을 통해 단순히 주민들의 도서 구입 비용을 절감한 것 말고도 책으로 주민들이 얻은 무형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지 못할 만큼 크다.

연수구는 또 하나의 거대한 하마 탄생을 앞뒀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송도국제도시도서관이다. 재정위기라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주민들을 위해 예산을 어렵게 확보해 조성하는 사업이다.

송도국제도시도서관은 지역의 거대한 하마로 주민들의 삶에 새로운 자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언제 어디서나 풍요로운 지식과 공존하는 환경이 정착된다면 연수구의 미래 문화도시로 가는 길은 더 빨라진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돈 먹는 하마가 도서관이라면 나는 연수구가 진정한 돈 먹는 하마의 도시가 되길 바란다. 많은 먹이를 주고 주민들의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면 그야말로 진정 구민을 위한 행정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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