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경기도 지역 4·10 총선 선봉장으로 유승민 전 의원이 오산 등 경기남부 지역에 후보로 차출될 가능성이 31일 대두되면서 지역 정치권은 물론 중앙 정치권도 술렁였다.

현 구도에서 국민의힘의 경기 지역 열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는 방안으로 대선 주자급으로 인지도가 높은 유 전 의원을 차출해 중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여론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유 전 의원이 출마할 지역으로는 더불어민주당 5선 의원인 안민석 의원이 재도전에 나서는 오산이 직접 언급됐다. 오산은 민주당 안 의원이 5차례 연속 당선되면서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곳으로, 안 의원과 더불어 3차례 시장을 지낸 곽상욱 전 시장, 이신남 전 청와대 비서관, 조재훈 전 경기도의원이 민주당 후보 공천을 놓고 경쟁 중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험지에 해당하는 오산에 유 전 의원이 등판하면 수원과 화성 등 인접한 지역까지 동반 상승효과를 내면서 경기도 선거 바람몰이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이 2년 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면서 지역 인지도도 높인 상태인 데다 타 지역에 비해 비중이 큰 청년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다는 점도 이번 발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당초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개혁신당으로 이적 가능성이 점쳐졌던 유 전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지키겠다.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 인내해 왔고 앞으로도 인내할 것"이라며 "우리 정치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복무하도록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이 당 잔류 의사를 밝히면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아닌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고 표현한 데 대한 분석이 분분하다. 전략공천과 같은 방식으로 후보로 차출되면 출마를 할 수도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면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유 전 의원 간 소통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 전 의원은 수도권에 소구력이 있는 인물"이라며 유 전 의원이 당에 남으면서 공천 신청은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자신을 정말 필요한 곳에 배치하거나 상징적으로 멋지게 희생할 수 있는 곳으로 당이 알아서 배치해 달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박태영 기자 pt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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