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두 달 정도 남겨 놨지만 여야는 변변한 후보는 물론 공약도 확정하지 못했다. 듣고 보는 것은 여야가 서로 물고 뜯는 말장난 같은 정쟁이 전부다. 대의정치를 내세우지만 그 안에 국민은 없다. 선거구 획정은 선거를 코앞에 두고 결정할 모양새다. 국민들 생각에는 이런 국회의원들을 왜 뽑아야 하는지 허무함을 넘어 분노만 치밀 뿐이다. 말이 좋아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니 ‘민의의 장’이라고 하지만 투표장에 가야 하는 국민들은 정책이나 인물에 대한 명확한 정보 없이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 인천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시민들에게 공약을 제대로 제시하는 정당이 없다.

인천지역 여야가 공약을 내놓지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해묵은 공약이거나 실현 가능성 여부도 알지 못할 인기에 편승한 공약이 이번 총선에도 되풀이될 듯싶다. 여야 인천시당은 최근 중앙당과 협의를 거쳐 교통, 환경, 지역개발 등을 핵심으로 한 지역 공약을 속속 내놓았다. 민주당이 조금 앞서 가나 공약을 보면 역시나 하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최근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대체매립지 확보, 계양 테크노밸리 철도망 구축과 첨단산업단지 지정, 부평 캠프마켓 부지 조성과 장고갯길 조기 개통 등 10대 공약을 내놨다.

최대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내놓은 공약으로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 수도권매립지 종료 공약은 어림잡아도 십수 년 전부터 대선은 물론 총선과 지방선거까지 단골 메뉴다. 선거 때마다 한 약속임에도 그동안 왜 못 지키고 또다시 우려먹는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써먹는지 지켜볼 일이다. 대체매립지 역시 마찬가지다. 부평 캠프마켓 부지 조성과 장고갯길 조기 개통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지역 공약을 서둘러 제시했다는 점은 높이 살 일이다. 면피용 공약조차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국민의힘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단지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조속한 추진을 비롯한 교통현안을 지역 공약으로 제시했을 뿐이다. 역시 많이 보고 듣던 공약이다. 또 어떤 공약이 제시될지 모르지만 유권자인 시민에게 실망을 주는 공약은 사양하겠다. 매번 되풀이하는 공약은 당과 국회의원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시민 행복을 체감하는, 시민이 만족할 공약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선거는 정치인과 정당을 엄중히 심판하는 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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