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인천시 부평구에서 한복집을 운영하는 김모(66)씨는 다가오는 설 명절이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최근 몇 년간 한복을 맞추는 손님이 급격하게 줄어들어서다.

수요가 많았던 저연령 한복은 저출산 여파로 뚝 끊겼고, 명절 간소화로 한복을 찾는 이들은 극소수다.

김 씨는 "과거 명절은 한복 성수기로, 한 달 전부터 예약해야 할 만큼 잘 됐지만 지금은 평소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민족 대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인천지역 한복업계는 근심이 가득하다.

4일 오전 10시께 찾은 계양구 작전동 A한복집은 적막했다. 매장 내부에는 다양한 한복과 천이 전시됐지만 이를 구경하는 손님은 없었다.

방문객이라고는 식사를 배달해 주는 배달원과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지인뿐이었다.

박모(52)씨는 "예전에는 아이들과 한복을 맞추러 오는 손님이 많았지만, 요즘은 명절이라고 한복을 입는 추세는 아닌 듯하다"며 "이따금 학교나 행사 측에서 들어오는 주문과 대여로 입에 풀칠만 한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후 1시께 찾은 동구 송현동 전통혼수거리에 위치한 B한복집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복집 수십 개가 자리잡은 이곳은 과거 한복을 맞추려는 시민들로 북적댔지만 이제는 통행로로 이용하는 이들만 지날 뿐이다.

인근에 위치한 송현자유시장은 설 명절을 준비하려는 방문객들로 분주하고 떠들썩했지만 한복가게 근처는 한산했다. 상인들은 그저 텔레비전만 바라볼 뿐이었다.

김모(80)씨는 "최근 한복을 찾는 손님들이 크게 줄어 근처 몇몇 가게는 없어졌다"며 "한국 전통 옷이 외면받아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지역 한복업계 상황은 계속 악화될 전망이다.

한복업계 관계자는 "명절 간소화와 문화 변화로 더 이상 명절은 성수기가 아니다"라며 "더욱이 출산율도 낮아지면서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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