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김영석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돼 간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바이러스 간염’이라고 한다. 바이러스 간염은 종류에 따라 가장 흔한 B·C·A형간염부터 드문 D·E형간염까지 다양하다. 바이러스 간염의 종류별 특징과 치료, 예방법을 살펴보자.

바이러스 간염은 각기 다른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며, 각 형태의 간염은 전파 방식, 진행 속도, 치료, 예방법이 다르다. A·E형간염은 오염된 물, 음식에 의해 전파되며, B·C형간염은 혈액, 체액 등 비경구적 방법으로 전파된다. A·E형간염은 4주에서 6개월 미만으로 지속되는 급성간염을 일으키며, B·C·D형간염 일부는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간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간염이 만성이 되면 단계적으로 만성간염,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세포암종 원인은 B형간염이 65%, C형간염이 10% 이상으로 알려졌다. A형간염은 한국인 급성 바이러스 간염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바이러스 간염의 증상은 두통, 고열, 소화불량, 메스꺼움, 구역 등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황달이 발생한다. 증상이 감기 몸살과 비슷해 치료하지 않다가 심해져서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도 많다.

간염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간효소, 빌리부빈 수치를 확인해 간 기능 손상 정도를 파악하며, 바이러스 표지자와 바이러스 증식 여부로 간염의 원인 바이러스를 확인한다.

A형간염은 적절한 영양 공급과 휴식으로 대부분 자연 치유되지만, 1% 미만으로 전격성 간부전이 발생해 간이식이 필요할 수 있고, 나아가 치명적일 수 있다. B·C형간염은 항바이러스제 같은 약물로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만성 B형간염은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한다. 장기간 투여가 필요하며, 드물지만 이에 따른 내성이 발생해 신기능 저하, 골다공증 발생 우려가 있다. 최근 B형간염 바이러스 증식 억제와 B형간염 표면항원 소실을 유도하는 다양한 약제가 개발 중이다.

만성 C형간염을 치료하려면 경구용 직접작용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치료 반응률이 98~99%에 이를 정도로 치료 효과가 입증됐고, 부작용도 획기적으로 적다. 2~3개월 치료로 바이러스 박멸을 유도할 수 있다. 아직은 치료 약제가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우리 몸에 잠복해 다시 감염을 일으키므로 예방이 최선이다.

A·E형간염은 경구 전파가 주된 경로이므로 오염된 물, 음식을 피해야 한다. 물은 반드시 끓여 마시고,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는 게 중요하다. A·B형간염은 백신이 개발됐으므로 예방접종으로 항체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C형간염은 아직 백신이 없어 간염 전파 경로 차단이 중요하다.

B·C형간염은 혈액, 체액 등 비경구적 방법으로 전파되므로 환자와 포옹, 식사 등 일상생활로 전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식기를 따로 사용하는 등 격리는 하지 않아도 된다.

간 기능을 개선하려면 가공식품, 과도한 지방질은 피한다. 당분이 많이 포함된 인스턴트식도 간에 지방 침착을 유발하므로 피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다양한 민간요법, 건강기능식품 섭취를 조심해야 한다. 

술은 직접적인 간 손상과 지방 간염, 간경변증, 간암을 일으키기 때문에 가장 피해야 한다. 알코올 대사 능력은 개인마다 큰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 알코올 20g 이하, 여성은 하루 10g 이하가 안전하다고 알려졌다. 유전 요인이 있거나 영양 상태가 나쁜 경우, 바이러스 간염 환자인 경우 소량의 음주에도 심한 간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간질환 환자는 철저히 금주해야 한다.

또 약물을 통해 치료했거나 관리하더라도 간경변증이나 간세포암종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추적검사를 받아야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김영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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