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만수산 무장애 나눔길’의 화장실 조성이 인근 주민들 반대로 차질을 빚으면서 보행약자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을 겪는다.

5일 구에 따르면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지원받은 녹색자금 10억 원과 구 예산 15억 원, 모두 25억 원을 들여 장애인을 비롯한 보행약자가 쉽게 이용하도록 만수산 등산로를 ‘무장애 나눔길’로 조성했다.

만수산 무장애 나눔길은 숲과 공원 계단이나 단차를 제거하고, 8.3% 미만 완만한 경사로에다 등산로 폭을 2m로 조성해 휠체어 이용객도 산에 오르도록 했다.

하지만 보행약자를 위한 화장실은 설치되지 않아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인근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주민 A씨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가족들과 무장애 나눔길을 걷는데 화장실이 없어 불편하다"며 "가족 중에는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도 있어 화장실까지 이동하는 데 40분 이상 걸린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남동구청 홈페이지 ‘구청장에게 바란다’ 게시판에도 지난달 29일 무장애 나눔길에 화장실을 조성해 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문제는 관할 지자체도 화장실 조성이 시급한 상황을 인지해 예산을 배정받았지만 냄새 따위로 주민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아 진행이 늦어진다는 점이다.

장덕수 남동구의원은 "수십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보행약자 불편이 없도록 화장실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조만간 열릴 관련 공청회에서 주민들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했다.

구 관계자는 "화장실 조성사업 예산은 확보했고, 반대하는 주민들과 원만하게 협의하는 중"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화장실 조성을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인희 기자 kyh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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