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덕 농협 안성교육원 부원장
임창덕 농협 안성교육원 부원장

누구나 힘들다. 다만, 다들 아닌 척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러나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멋진 사람과 멋진 곳에서 최고의 순간을 남기며 누가 더 행복한가를 경쟁하는 듯하다.

이러한 행복의 과잉 이면에는 역설적으로 고통 또한 많으리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려면 과도한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며, 이는 고통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철학자 플라톤의 말처럼 모든 사람은 그들의 삶에서 가장 힘겨운 싸움을 하는지도 모른다.

요즘 우리 사회는 저출산·고령화로 많은 사회문제가 야기된다. 특히 올해 트렌드는 돌봄 경제, 케어 파밍 사회(Care-Farming Society) 등 돌봄이다. 

돌봄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이 많다. 간병 파산이라는 말처럼 과다한 간병비 탓에 도우미 고용은 언감생심(焉敢生心)일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가족들이 돌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자식들이 있더라도 생업에 종사하다 보니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老老-care)가 일반적이다.

필자의 아버지는 현재 입원한 상태로, 여든의 어머니가 간병 중이다. 생업으로 자식이 여러 명 있음에도 간병에 선뜻 나설 상황이 아니다. 자녀를 한두 명 둔 가구나 자녀가 없는 가구는 돌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곧 명절이다. 명절이 다가오면 설레는 마음으로 기차표를 끊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병석에 누워 계시는 아버지와 간병하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명절에 대한 아무런 감흥이 없다. 아내도 친정 부모님 수발하느라 각자 명절을 보내야 하는 상황으로, 고령사회의 짙은 그림자는 우리 사회에 드리워졌다. 

우리는 아기 때부터 돌봄이 필요했고, 늙어 가면서도 늘 돌봄이 필요하다. 돌봄을 해결하는 방법은 국가나 경제적 독립 또는 자녀를 통해서였다. 

그러나 자녀를 통한 봉양을 기대할 수 없는 사회가 됐고, 국가나 경제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행복한 인생은 고통을 잘 견디는 인내력을 갖출 때 가능하다"고 했다.

SNS에 올라오는 행복한 모습들 이면에 감춰진 고통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드러낼 수 없는 말 못 할 슬픔 또한 많을 것이다. 이 시점에 인생이라는 고통으로 가득한 바다에서 돌봄이라는 문제를 잘 이겨 내면 행복한 인생을 맞이할지 그에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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