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미추홀구에 사는 주부 한모(43)씨는 설 명절 차례상을 간소화할 생각이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과 전을 부치는 데 쓰는 재료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다. 더구나 큰집인 한 씨네는 명절이면 30명이 넘는 가족이 모여 부담이 크다.

한 씨는 "물가 인상으로 차례상 준비가 부담스럽다"며 "과일을 빼거나 기성품으로 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속되는 물가 인상 탓에 인천시민의 설 장바구니가 가벼워진다.

오전 10시께 찾은 남동구 구월동 A대형마트는 명절을 준비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각자 떡국떡과 고기 등 메모에 적힌 물품을 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반면 달걀 코너와 과일 코너는 발길이 뚝 끊겼는데, 비싼 가격이 이유였다. 달걀은 특란 1만 원, 대란 7천500원이었고 과일은 제사용 사과 1개당 6천 원, 제사용 배 7천 원으로 높은 가격이 형성됐다.

일부 시민들은 달걀 가격을 보고는 발길을 돌렸으며, 동그랑땡과 동태전 같은 전류를 전부 기성품으로 골라 담기도 했다.

김모(40)씨는 "기성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비용이 수십만 원 넘게 나온다"며 "고물가 시대에 기성품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같은 날 정오께 찾은 부평구 부평종합시장 역시 시민들로 가득했지만 이들의 손에 들린 장바구니는 텅 비었다. 달걀 8천 원, 제사용 사과 5천 원, 제사용 배 6천 원 등 대형마트보다는 저렴했지만 이마저도 부담돼 선뜻 지갑을 열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모(57)씨는 "가격이 부담돼 비교적 저렴한 전통시장을 찾았는데 생각보다 비싸 놀랐다"며 "지난해 차례상 준비로 30만 원 정도를 썼는데 이번은 더 들 듯싶다"고 토로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설 성수품 가격안정화는 힘들다고 설명한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민 부담을 줄이려 과일과 달걀 가격 등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하겠다고 했지만 가격 인상률이 커 크게 와 닿지는 않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설 성수품 가격은 전년 대비 40∼50% 급등했다. 사과 56.8%, 배 48.1%, 감 39.7% 올랐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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