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국민의 한 표를 얻기 위한 퍼주기 경쟁이다. 그럴듯한 말로 분위기를 띄우고 더 나은 복지와 혜택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이 공약이 지켜지는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항간에 이슈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최근 이슈 메이커가 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물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곳곳을 방문하며 키재기를 시작했다. 

이제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누가 승리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 어쩌면 답은 벌써 나왔다. 4년 전 우리는 48㎝가 넘는 투표용지에 길게 제각각의 정당 이름들을 줄 세웠다. 지난 5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를 언급했고, 오합지졸 신당이란 이름으로 뭉쳐지는 이합집산 정당들을 또 구경하는 국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준연동형 선거제는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군소정당 출현을 제한한다는 의견에 따라 군소정당들이 국회에 입성하게 하고자 만들어졌다. 그러나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 출현으로 군소정당들의 입지가 세워지지 못했고 오히려 양당제를 강화시켰다. 따라서 이러한 폐해를 막아야 한다며 다시 병립형 비례대표로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런데 다시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현재 300석의 의석을 정당투표율로 계산되는 의석에서 지역구 당선 의석을 제외한 나머지를 비례 의석으로 배정하는 방식이다. 이전의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정당투표율로 비례대표 47석을 나누는 방식이었으나 지역 기반이 약한 정당에게 기회를 주고자 연동형 득표율에서 50%를 연동형으로 배정하고 나머지는 이전처럼 병립형으로 배정하는 것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고수는 거대 정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의석수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비난하면서 위성정당 창당을 가속한다. 이에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같은 제3지대 정당들도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제 거대 정당이든 제3지대 정당이든 위성정당 만들기로 의석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판이 벌어진 셈이다. 나는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상대가 칼을 뽑으니 어쩔 수 없이 맞상대한다고 의사를 표명하지만, 결과가 반복될 것임을 모두가 안다. 그리고 미안한 듯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며 퍼포먼스의 추임새를 넣는다.

국민을 위한 국민의 대표를 뽑는 자리이고 논리적 견제의 최고를 볼 수 있는 의원들인데 이들의 선출부터 주먹구구 제멋대로의 모습을 볼 수밖에 없음이 안타깝다. 다수의 의석을 가져 의도하는 안건의 통과를 밥 먹듯이 하다가도 왜 위성정당 금지법은 통과시키지 않았는지, 여당의 반대로 못했다는 말이 곱게 들리지 않는다. 

치명적 감염병, 기후 이변, 지진 등 재난은 예고 없이 빈발하는데 촘촘히 국가 안전과 국민의 행복을 만들어야 하는 인재는 사라진다. 충분히 준비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고, 파생하는 인적·물적 피해도 줄일 수 있는데 적합한 인재의 부재는 이러한 대응을 하지 못하게 한다.

언제까지 정당성을 재판으로 판결해야 할 만큼 자신들도 오락가락하는 선거법으로 전 국민을 힘들게 해야만 할까. 정권에 대한 비판과 비난만 있고 부족한 것, 어려운 것에 대한 보완과 발전은 없다. 비난 말고 무슨 일을 했는가. 현 정권이 무능하고 국가 시스템마저 망친다면서 이를 지켜만 봤는가.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 성장엔진인 산업 발전마저 활발하지 못하고, 쌓이는 나랏빚은 무게를 더한다. 한 표를 위해 빚을 더 늘리는 공약들만 늘어가고 어떻게 회복하고 발전해 나아갈 건가에 대한 생각들은 찾아볼 수 없다.

후퇴하는 제도 앞에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 비난한다면 회복의 대안도 제시하고, 반대가 있다면 왜 반대여야 하는지 이유라도 찾아보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전 국민을 동원하는 선거를 펼치는데도 선거구 획정과 절차마저 번번이 벼락치기를 벌이는 모습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

인기를 위한 퍼포먼스는 그만하면 됐다. 지금은 관록의 의원이든 새내기 의원이든 힘들어지는 국가재정과 어려움에 직면한 국민을 위해 고심하고 책임을 다하는 모습의 인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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