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최근 폐업을 결정했다. 7년간 한자리에서 가게를 지켜 왔지만 겁 없이 오르는 물가와 인건비로 대출금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족을 생각하며 꾸역꾸역 버텼지만 버틸수록 대출금만 늘어날 뿐이다.

김 씨는 "가게를 유지하고 싶지만 유지할수록 갚아야 할 돈만 늘어나니 하루라도 빨리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경제 악화로 빚에 시달리는 인천지역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호소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12일 인천소상공인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진행한 채무상담 건수는 총 1만1천552건에 이른다.

이 중 파산면책 1천577명, 개인회생·워크아웃 165명으로 채무감면액은 3천530억 원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와 시민 상담을 합친 건수다.

채무상담 건수는 최근 3년간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경제가 극심하게 악화됐던 2021년 4천62건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2022년에는 3천702건 그리고 해제된 지난해 3천788건으로 코로나19 시기와 비교해도 270건가량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이는 서민과 자영업자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실상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경제 악화 후폭풍이 더욱 거세진다고 예측한다.

지역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보다 현재가 더 대출상담과 신청 건수가 많다"며 "앞으로 몇 년 뒤 빚더미에 시달리는 이들이 더욱 증가한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한편, 인천소상공인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채무상담은 신용카드 대금이나 은행 등에서 대출받은 후 변제하지 못해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된 채무자에게 상환기간 연장이나 분할상환, 상환유예, 채무 감면을 지원해 경제적으로 재기하도록 돕는 제도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