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만수산 무장애 나눔길’의 화장실 조성이 인근 주민들 반대로 차질을 빚어 보행약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남동구는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지원받은 녹색자금 10억 원과 구 예산 15억 원, 모두 25억 원을 들여 장애인을 비롯한 보행약자가 쉽게 이용하도록 만수산 등산로를 ‘무장애 나눔길’로 조성했다. 하지만 보행약자를 위한 화장실 설치가 늦어지면서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무려 40분 이상 걸리는 인근 지역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무장애 나눔길은 수십만 명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만큼 보행약자 불편이 없도록 화장실 설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문제는 관할 지자체도 화장실 조성이 시급한 상황을 인지해 예산을 배정받았지만 냄새 따위로 주민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아 진행이 늦어진다는 점이다. 물론 화장실이 설치되는 인근 거주 주민에게 악취 따위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해소하리라 본다.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비장애인과 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면서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고, 이를 사회적으로 보장받아야 마땅하다. 남동구 홈페이지에도 무장애 나눔길에 화장실을 조성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보행약자를 위한 편의시설 요구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구는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일상생활을 영위하도록 여건 조성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다행히 조만간 관련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 반대하는 주민들을 적극 설득해 조속한 시일 내 화장실 조성을 마무리해야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시공간에서 살아가는 현실에서 서로의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하거나 차별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공중이용시설과 편의시설에 대한 장애인 접근권은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권리이며, 비장애인과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따라서 이제는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사회구성원으로서 정체성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생활환경 조성에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 보행약자를 위한 화장실 설치는 당연하고 시급한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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