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최수인 선임연구원, 남령희 연구원, 이동호 교수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최수인 선임연구원, 남령희 연구원, 이동호 교수

한국인의 10% 가량이 겪으며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만성증상인 과민성장증후군에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가 효과를 보는 걸로 규명됐다.

14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소화기내과 김나영·이동호 교수 연구팀은 건강한 장에서 추출한 유익균을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 이에 적합한 균주를 찾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공여자에서 관찰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Roseburia Faecis) 균주가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확인하고,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한 쥐 모델에 13일간 경구 투여해 장내 환경과 배변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로즈부리아 파에시스를 구강에 투여하면 장내 점막과 점막하층에 분포, 스트레스 노출 시 그 수가 증가하며 복통 등 과민성장증후군의 중증도를 높이는 비만세포수가 크게 감소하고 설사 증상이 개선됐다.

또 분변의 세균총을 분석했을 때 필수아미노산의 흡수와 연관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며, 무너진 항상성(생물이 최적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 현상은 수컷 쥐에서 두드러졌다.

연구 결과는 건강한 장에서 유래된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가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을 치료하는 프로바이오틱스(살아있는 유익한 미생물)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김나영 교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의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의 선택에 있어 남녀 성차를 고려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인체 대상 임상시험 연구를 진행해 수많은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과민성장증후군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Journal of Cancer Prevention」에 게재됐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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