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

다음 달 개막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는 한국 야구 역사상 또 하나의 값진 이정표가 기다린다. ‘한국인 야수의 사상 첫 MLB 1번 타자 맞대결’이 그것이다.

1번 타자는 높은 출루율과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 여기에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가기에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이 요구된다.

가장 가능성이 큰 날짜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시즌 개막전이 열리는 다음 달 29일(한국시간)이다.

주인공은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와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스프링캠프 공개훈련 첫날 연합뉴스 등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개막전에 이정후가 출전하지 않는다면 그게 놀라운 일"이라며 1번 타자 중견수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샌프란시스코는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릴 샌디에이고와 방문 4연전으로 2024시즌 162경기 정규시즌 대장정을 시작한다.

6년 총액 1억1천300만 달러(약 1천503억 원)라는 놀라운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팀 공격 물꼬를 트는 임무를 맡았다.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이 소화한 타순은 3번이며, 1번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3번 타자로는 타율 0.347(1천523타수 528안타)에 출루율 0.412, 1번 타자로는 타율 0.331(1천220타수 404안타)에 출루율 0.394를 기록했다.

완전히 타격에 눈을 뜨기 전인 프로 초년병 때 주로 1번 타자로 나섰기에 3번 타순보다 타격 성적은 조금 떨어진다.

이제 MLB에서는 신인의 마음으로 본인이 가장 잘하는 ‘볼은 골라내고, 까다로운 스트라이크는 파울로 커트하며, 페어 지역에 꾸준히 질 좋은 타구’를 보내면 된다.

이정후의 MLB 개막전 상대인 김하성 역시 1번 타자 후보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신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의 첫 훈련 소식을 전하면서 "이정후의 친구인 김하성도 샌디에이고 1번 타자를 맡으리라 예상된다.

개막전은 한국에서 큰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로 빅리그 4년 차를 맞이하는 김하성에게 1번 타자는 익숙한 임무다.

7번 타자(96경기 선발)에 이어 1번 타자(90경기 선발)가 출장 경기 수 2위인 김하성은 지난 시즌에만 73경기에 1번 타자로 나섰다.

빅리그 통산 1번 타자 성적은 타율 0.264, 93안타, 12홈런, 44타점, 59득점이다. 1번 타자로 나간 날 도루도 26개나 했다.

김하성은 3월 29일 개막전을 치르는 샌프란시스코와 다르게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3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MLB 서울 시리즈 개막 2연전을 치른다.

한국 야구 팬들에게 인사하고 난 뒤 미국으로 돌아가서는 절친한 동생과 맞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올 초 출국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정후가 나한테 치면 안 봐준다"고 선전포고하고, 이정후는 "(하성이) 형이 치면 치아로라도 잡아야 한다"고 즐거운 설전을 벌인 바 있다.

개막전에서 둘의 ‘1번 타자 맞대결’이 무산된다고 해도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 13번 정규시즌 맞대결이 잡혀 있어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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