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
이재율 킨텍스 대표이사

인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몇 년 전만 해도 멀게만 느껴지는 나라였지만 이제 그 낯설음이 낯익어져서 이색 문화로까지 즐기는 시대가 됐다. 유튜브 여행 콘텐츠나 SNS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세계시장에서 달라진 인도 경제의 위상도 큰 역할을 했다.

인도 재무부는 지난 1월 ‘월례 경제리뷰’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7%대로 제시했다. 이는 세계은행(World Bank)이 발표한 세계 경제성장률 2.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고, 대부분 국가들이 저상장을 이어가는 현 시점에서 주목할 만한 수치다. 2021년 8.7%를 시작으로 매년 7%대 이상 성장을 이어 온 인도는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률 국가이며, 앞으로 3년 내에는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 G3로의 발돋움을 노린다.

무엇이 인도를 성장시키는가? 인도의 기초 체력은 인구다. 올해 기준 인구수는 약 14억4천만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18%를 차지하며, 이미 중국을 제치고 최다 인구 국가 1위에 올랐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 구조인데, 인구의 50% 가까이가 30세 이하인 매우 젊은 성장 국가다. 지난 한 해에만 인도에서 출하된 스마트폰이 1억5천만 대에 달한다고 하니 인구 대국의 시장성은 매머드급이다.

이러한 시장에 글로벌 투자가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의 2020년 외국인직접투자액(FDI)은 744억 달러였지만 2021년 820억 달러, 2022년 836억 달러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나라도 2023년 한·인도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인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방산·IT·우주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특히 양국은 40억 달러 한도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본약정을 체결해 스마트시티, 디지털·그린 프로젝트 등 인도의 인프라 개발사업에 양국 간 협력 물꼬를 텄다.

한국 기업들의 인도 진출도 활발한데, 삼성전자는 2018년 인도 노이다 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폰 제조공장을 완공했고 최근에는 오리온, 롯데웰푸드와 같은 식품기업들도 초코파이 생산라인을 증설하며 K-푸드 수요 공략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중견기업들도 진출한다면 글로벌 시장 확대가 유망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한 최고의 마케팅 수단은 MICE다. MICE란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 4개 분야를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가 대표 MICE산업 중 전시회 분야다.

인도 정부는 2022년 MICE산업 국가 전략을 발표하고 인도를 세계적인 MICE 개최지이자 대규모 전시·컨벤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주요 전략을 제시했다. 그리고 인도 MICE산업 중심에 있는 인도국제컨벤션센터 ‘야쇼부미(Yashobhoomi)’의 20년 운영권을 대한민국 킨텍스가 수주하고 지난해부터 정식 개장해 운영 중이다. ‘야쇼부미’는 힌디어로 ‘긍지의 땅’이란 뜻으로, 모디 총리가 직접 명칭한 전시장 타이틀이다.

인도국제컨벤션센터는 뉴델리 드와르카(Dwarka)에 위치해 뉴델리국제공항, 대규모 숙박단지인 에어로시티, 국제 IT·금융 허브지역인 구르가온(Gurgaon)과 인접하며 2018년 경기도, 고양시, KOTRA가 출자한 기관인 킨텍스가 컨소시엄으로 국제공모에 응찰해 20년 운영권을 수주했다. 

지난해 10월 공식 개장 이후 7만㎡ 규모 플라스틱제조기기산업전(PlastFocus), 인도 정부 주최 5만㎡ 섬유산업전(Bharat Tex) 등 대형 전시회들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올해 11월에는 정부, 지자체와 킨텍스, 메쎄이상 등 민관 협력으로 인도에서 첫 대한민국 종합산업전인 ‘2024 대한민국산업전시회(KoINDEX)’가 개최된다. 의료, 뷰티, 식품, 스마트테크·게임, 안전·스마트시티, 환경·에너지, 건축·공조시스템 등 8개 유망 산업별 전문전시회로 구성, 야쇼부미 전시장을 플랫폼으로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수출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우리 기업들이 인도 등 서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활발히 하고, 한·인도 양국 간 경제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발판으로 K-MICE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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