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천과학관은 20일 한국과학문명관 ‘군사와 과학기술’ 전시를 새 단장해 오픈한다.

한국과학문명관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역사를 다룬 상설전시관으로 정치·복지·경제·문화·군사 다섯 개 코너로 구성, 이 중 ‘군사와 과학기술’ 코너를 새롭게 리모델링했다.

‘군사와 과학기술’ 전시는 거중기, 활과 화포, 병법 등 조선시대 군사 기술을 다뤄 당시 우리 기술력과 선조들 발명 정신을 엿보는 체험 전시다. 올해 처음 선보이는 상설 전시 리모델링 사업으로, 변화된 과학관 모습을 만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리모델링은 거중기, 활쏘기, 화포, 거북선 체험 등 10개 체험 전시물을 새로 설치해 정적인 역사 전시 공간을 동적인 체험 공간으로 변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관람객이 패널, 영상, 모형과 함께 전시 내용을 다각적으로 이해하도록 설계했다.

전시는 6가지 주제로 구성했다. 첫 번째 주제 ‘조선의 국가통신망’은 관람객이 임진왜란 당시 황령산 봉수대 봉수군이 돼 왜군 침략 상황에 따라 직접 봉수 신호를 올려 봄으로써 봉수제도를 살핀다.

두 번째 주제 ‘축성기술’은 실물 크기 거중기 모형에 영상을 얹힌 ‘거중기 체험’이 대표 전시물이다. 관람객은 도르래를 돌려 거중기를 움직여 보고 거중기 돌이 성곽 위에 올라가는 과정을 살핀다. 성곽 쌓기 발달 과정을 체험하는 ‘축성퍼즐’도 재미를 더한다.

세 번째와 네 번째 주제는 활과 화살, 화약 무기 등 전통 무기 전시로, ‘활과 화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활인 각궁과 편전, 쇠뇌를 전시한다. 또 활쏘기 체험으로 관람객에게 세 종류 활의 특성을 이해하도록 한다.

화약무기는 최무선의 화약 발명 이야기와 다양한 화약 무기들을 다루며 관람객들에게 화약 주재료인 염초 만드는 법을 미디어 북으로 체험하고 당시 최무선의 실험처럼 여러 힌트로 화약재료 배합 비율을 맞춰 보도록 한다. 우리나라 전통 화포로 왜군을 무찌르는 게임형 전시물 ‘화포 체험’은 여러 단계 화포 장전 과정을 반복 체험함으로써 화포에 관한 이해도를 높이도록 구성했다.

다섯 번째 주제는 ‘병법과 전술’로 부대를 지휘하는 다양한 신호체계(북, 징, 깃발 등)를 이해하고 관람객이 실제 지휘관이 돼 지시를 내리는 ‘지휘관 체험’ 전시물이다.

여섯 번째 ‘조선의 전투선’은 실물 크기로 제작된 대형 거북선이 대표 전시물이다. 2022년 12월 해군사관학교 박물관이 발표한 거북선 관련 최신 연구 결과를 반영한 전시물과 거북선 4분의 1 부분이 재현됐다. 관람객은 거북선 내부 구경이 가능하며, ‘노 젓기 체험’으로 우리나라 노 젓기 방식을 배울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다섯 점 유물도 함께 선보인다. 정약용이 거중기를 제작할 때 참고했던 서양의 기계 책 「기기도설」과 거북선 그림이 남은 「간재집」, 조선후기 대표 병서 「병학지남」 등이다. 노영구 국방대 교수, 김대중 부천시박물관장을 비롯한 5명 자문위원이 기획 단계부터 함께 고증에 참여했으며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전쟁기념관 등 많은 관계 기관이 협조와 후원을 했다.

이인영 기자 li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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