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이 조선시대부터 대한제국기까지 음식문화를 살펴본 「조선 요리 비법」(주영하 등)을 펴냈다.

책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이 소장 중인 한글 요리서 「주식방문」, 「음식방문이라」, 「언문후생록」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19세기 이후 필사된 이들 요리서는 조선시대와 대한제국 음식문화가 시대상황 속에서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려 주는 귀중한 자료다.

신간 구성도 이미지와 원문 정서를 일대일 대응으로 배치해 교차 검증하도록 했고, 주석에는 국어학적 지식과 물명(物名) 정보를 풍부하게 수록해 학술적 기량을 높였다. 병서 표기와 음운 변화 등 특징도 돋보여 국어학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책에는 조선 제21대 왕 영조 사례 등 역사 면면과 얽힌 음식문화를 비롯해 낙지나 게를 먹으면 시험에 낙제한다거나, 밤을 구울 때 그중 하나를 남이 모르게 손에 쥐어 감추고 구우면 모든 밤이 타지 않는다는 등 음식문화에 담긴 우리 선조들의 민간신앙과 재치를 풀어냈다.

또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현대어역은 조선시대부터 개화기까지 고전 요리를 현대에 재현했다.

국내 최고 음식 인문학자로 꼽히는 주영하(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교수는 그동안 「글로벌 푸드 한국사」, 「그림으로 맛보는 조선음식사」 등 음식문화와 관련 여러 교양서를 펴냈다.

한글 요리서를 발굴·선정해 영인·정서·역주를 함께 진행하고, 전반부에 쓴 해제에서는 장서각 한글 요리서 3종의 서지와 구성을 꼼꼼하게 분석함으로써 고증적 가치를 더했다는 평가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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