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각 정당의 총선 후보자 공천 문제에 대해 낙하산으로 내려보내든, 경선을 통해 결정하든 정당인이 아닌 유권자들은 왈가왈부할 권한이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국가는 물론 지역을 위해 헌신·봉사할 청렴하고 능력 있는 예비후보가 국회의원에 출마할 수 있는 공정한 공천이 이뤄지길 바란다.

예비후보들도 어느덧 교통정리가 돼 가는 듯하다. 많은 후보들이 서서히 사라지고 공천이 결정된 후보들이 수면 위로 나타나면서 이들은 물론이고, 이들을 지원하는 세력까지 힘을 가세해 선거 분위기는 한마디로 어수선하다.

삼국지에서 인물로 추겨세울 정도로 뜻과 의지, 긍지 그리고 귀함을 함께 갖춘 빈틈없는 사람을 탐낸다면 지나친 욕심이겠지만, 정치 감각과 자신의 주관과 함께 국민들의 충고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선택하고 싶은 게 유권자들의 소박한 꿈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부의 구성원인 국회의원은 법을 제정하고 국가 예산을 심의해 통과시키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다. 한마디로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는 점에서 국가 최고 수준의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 국회에 입성해야 국민이 잘 살 것이다.

각 정당의 중앙당에서 계파 다툼이나 밀실 공천으로 자격 미달 후보를 공천하거나 지분 안배를 위해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문제 있는 후보를 잘못 공천해 주민들의 불신을 초래한다면 결국은 이를 심판할 권한을 가진 유권자들에게서 선거날 실패를 맛보고 후회할 것이다. 진정 국민들을 위한다면 공천권자는 사심을 버리고 공천을 해 줘야 한다.

선거는 유권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심판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민주주의 골간을 이루는 제도다. 하지만 공천으로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공천에 승리한 후보는 경쟁했던 후보를 끌어안아야 한다. 함께 경쟁했던 후보들 모두가 소중한 인재들이고 자원이다. 같은 편끼리 등을 돌리고 평행선을 달리는 것은 불필요한 소모전으로, 본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지금 국회의원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들 모두가 훌륭한 정치인들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각 선거구에서 이들 중 한 명을 제외한 모든 후보들은 결국 4년을 기약하든가 정치를 포기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들은 비록 금배지 달 기회를 잃었지만 공천자에게 힘을 모아 주는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공천에서 떨어졌다고 헐뜯는 행태는 정치인 자격이 없다.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있다. 지역 향우회를 선동해 유권자들을 동서로 가르고 남북으로 갈라놓는 못된 메뉴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지연·학연·혈연을 찾아 정실주의를 앞세우는 경향이 엿보인다. 이들은 고향이 같으면 틀린 답이 정답이 되고, 구부러진 것도 곧은 것으로 보는 모양이다. 물론 현 정치 상황에서 각 정당의 차별성이 지역색을 탈피하지 못하는 점도 원인이다.

이제 유권자들은 지역을 선동하는 정치를 지양하고 국가 장래와 관련된 정치적 쟁점을 형성할 능력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구태를 답습하는 정치판의 당리당략과 사회 전반에 만연된 모순된 묻지마 투표를 타파하고 깨끗한 선거혁명을 이뤄 내야 한다. 또 후보자들은 과거 지역을 파는 패거리 정치를 이번 선거에서는 종식시켜야 한다.

과거에는 선거 때만 되면 본래 신앙을 버리고 신자 수가 많은 교회를 찾아 개종을 밥 먹듯 했고 이 당, 저 당 정당을 옮겨다니는 철새 정치인들이 비일비재했다. 이 이야기는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모두 지난 이야기로 치부해 버리고, 2024년에는 정치 발전과 국가의 장래를 보여 주는 페어플레이로 선거혁명이 일어나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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