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굴포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교 운동장에 급식실을 신축하려는 인천시교육청 계획에 크게 반발하며 빈 교실 활용을 요구했다.

25일 인천북부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부평구에 위치한 굴포초는 2004년 개교해 현재 학생 900여 명이 재학 중으로, 급식실이 없어 교실에서 급식을 하는 불편을 겪었다.

이에 학부모들의 민원을 접수한 시교육청이 지난해 예산 약 42억 원을 편성했고, 오는 5월 급식실을 신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학교 운동장 3분의 1을 급식실 부지로 활용한다고 알려지면서 학교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학부모들 반발이 일어 현재 공사 추진 계획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반대 학부모 측은 "아이들 놀이 공간과 체육수업 공간이 반토막 날 위기에 처했음에도 민원 접수 2년이 지나는 동안 대체 방안 검토도 없이 공사를 추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일방 추진하는 학교나 교육지원청 행태를 문제 삼으며 최근 시교육청 민원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해당 민원글은 25일 기준 149명이 동의해 전체 글 가운데 최다 추천 수를 받은 상태다.

학교운영위 관계자는 "40억 원이 넘는 큰돈이 들어가는 데다 운동장이 없어지는 공사를 넉 달 전까지 학부모 대상 여론조사나 공청회도 없이 강행하는 처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지난 1월 교육청 관계자들과 협의 시 운동장이 아닌 빈교실 리모델링을 원하는 의견이 70% 이상이면 변경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학부모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2차례 설문조사를 실시해 찬성을 얻었으니 설문 결과에 나타난 민심대로 공사계획을 변경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교장선생님이나 교육청에서 입학식이나 총회 때 그동안의 자세한 과정을 설명해 오해를 풀고 절차를 바로잡아 민심이 원하는 상식적인 길로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북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빈 교실 리모델링을 100% 가깝게 찬성한다는 설문조사는 처음 들었고, 학교운영위 자체 조사만으로는 여론 반영이 힘들다. 다만, 학교구성원 전체가 참여한 여론조사는 반영할 수 있다"며 "앞으로 두 차례 설명회를 비롯한 공식 설문조사를 가정통신문으로 알려 진행할 예정으로, 급식실 설치는 70% 이상이 찬성하는 쪽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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