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검단탑병원 신경과 과장
김한준 검단탑병원 신경과 과장

뇌졸중은 갑작스럽게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짐(퇴출혈)으로써 그 부분의 뇌가 손상돼 나타나는 질환이다.

뇌졸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뇌경색은 뇌혈전 또는 색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혈관이 막히거나 관류가 저하돼 영양분과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뇌 손상이 발생한다. 반면 뇌출혈은 고혈압, 뇌동맥류 파열, 혈관 기형 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혈관이 터져서 생긴 혈종이 뇌 조직을 손상시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뇌경색이 뇌졸중의 85%를 차지한다.

뇌세포는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하면 빠르게 사멸한다. 큰 혈관이 막힌 뇌경색 기준으로 1분에 약 190만 개의 뇌세포가 죽게 된다. 따라서 뇌경색과 뇌출혈 모두 빠른 치료 여부가 예후를 바꾼다. 

뇌경색의 경우 뇌세포가 이미 비가역적으로 죽은 부위를 뇌경색 중심부, 그 주위에 혈류가 공급되지 않아 기능을 잃었으나 아직 세포가 사멸하지 않고 버티는 부위를 허혈반음영이라고 한다.

이미 괴사가 진행된 중심부는 다시 돌아오지 않으나 허혈반음영의 경우 괴사되기 전 혈액이 재관류된다면 그 손상을 최소화하고뇌세포를 살릴 수 있다.

물론 응급실에 급하게 도착하는 모든 뇌경색이 골든타임 내 치료로 현저히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뇌경색 발생 시간, 중증도, 부위, 혈관 상태에 따라 초급성기 치료가 중요한 뇌경색이 많다.

뇌경색 증상은 갑자기 시작된다. 깨어 있을 때도 발생할 수 있지만, 수면 중 발생하는 뇌경색의 경우 일어나서 증상을 느끼거나 보호자에 의해 발견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 몸을 가눌 수 없는 상황에는 주위 사람이나 보호자가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뇌졸중 증상이 명확해지기 전 막연히 ‘몸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경우 자가 진단을 통해 초기에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다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뇌경색은 침범하는 뇌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이 중 뇌경색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이 높고, 흔한 증상들은 미리 숙지해 빠른 119신고를 해야 한다.

가볍게는 눈을 잘 뜨지 못하는 상태부터 심하면 통증에 대한 반응도 떨어진다. 환자를 두드리면서 불러보고 반응이 없다면 승모근을 압박해 강한 자극을 준다. 반응이 있다면 간단한 질문(이름이 뭐예요? 지금이 몇 월이죠?) 혹은 간단한 지시(오른팔 들어보세요, 이 손 주먹 쥐어 보세요)를 통해 적절한 반응 여부를 체크한다. 부위가 넓은 뇌졸중의 경우 두 안구가 모두 한쪽으로 쏠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팔과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운동신경은 뇌에서 반대쪽으로 교차해 신호를 전달하는데, 한쪽 뇌에 이상이 생기면 대개는 그 반대쪽에 마비가 온다. 침범하는 부위에 따라 한쪽 팔과 다리 혹은 안면 마비까지 같이 올 수도 있다. 팔 혹은 다리 한쪽에만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뇌간이라는 부위의 뇌졸중은 드물게 사지가 모두 마비될 수도 있다. ‘크게 이~ 해 보세요’로 안면 마비 여부를 확인하고, 양팔을 들어 올려 10초간 유지해 한쪽 팔이 떨어지거나 주먹을 쥐는 힘을 비교해 볼 수 있다.

감각장애도 역시 반신으로 올 수 있다. 이 경우 저리거나 통증 혹은 남의 살 같이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발음장애는 머릿속에서 언어를 이해하고 말을 만드는 데는 지장이 없으나 혀, 목구멍의 근육 마비로 정확한 발음을 만들어 내기 힘든 상태다. 

언어장애(실어증)의 경우 말을 잘하지 못하거나 알아들을 수 없는 상태 혹은 두 가지가 같이 올 수 있다. 구음장애와 같이 오거나 언어장애만 따로 올 수도 있다. 

이밖에도 시야·시력 장애, 중심을 못 잡고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듯한 증상, 갑자기 발생하는 매우 심한 두통도 뇌졸중 가능성이 있어 빠른 응급실 내원이 필요하다.

<검단탑병원 신경과 김한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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