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해후’ 무대 리허설. ◀ 무대에 선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정조. ▲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대립.
공연 ‘해후’ 무대 리허설. ◀ 무대에 선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정조. ▲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대립.

수원화성에서 가족 간 용서와 화해를 그린 공연 ‘해후’가 6년 만에 돌아와 새로운 지역 문화 콘텐츠로 관객들과 해후(邂逅)했다.

‘해후’는 수원 정조테마공연장 기획공연으로 지난 23~24일 상연했다.

‘해후’는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 ‘봉수당-만년의 수를 누리다’ 쇼케이스 공연으로 시작해 제53회 수원화성문화제 붐업공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브랜드 상설공연 선정작으로 6년 만에 돌아와 관심을 끌었다.

2024년 ‘해후’는 정조 역의 정의갑 배우와 혜경궁홍씨 역 장지수 두 배우의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에서 이어지는 정치적 대치 상황과 정조를 향한 끊임없는 암살 시도로 어머니와 깊어지는 갈등을 긴장감 넘치는 팽팽한 구도로 펼쳤다.

또 극중 사도세자(배우 나재민)는 첫 만남 모습 그대로 혜경궁홍씨 앞에 나타나 아련하게 재회하며 여심을 설레게 했다.

정의갑은 "2016년, 2017년에 이어 정조 역으로 출연해 영광이다"라며 "극중 정조에 얽힌 가족 갈등은 정조가 아들 홍을 낳은 이후 부모가 돼서야 이해하는 것처럼 가족의 의미를 찾길 바란다"고 했다.

실제 극중에서 정조의 아들 공(순조)역에 정의갑 배우 딸이 출연해 부녀간 끈끈한 애정을 극에 자연스럽게 녹여 냈다.

정지수는 "6년 전 성황리에 마친 작품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컸지만 혜경궁홍씨가 쓴 「한중록」과 정조 관련 문헌들을 많이 참고했고, 안영화 선생님과 정의갑 선생님과도 많이 소통했다"며 "이전에 ‘해후’를 본 관객이건 보지 않은 관객이건 2024년 ‘해후’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돌아온 ‘해후’는 빠른 전개와 다양한 볼거리로 시선을 끌었다.

장용영의 기상은 10~20대로 구성된 무예 라온제나 팀에서 무예와 태권도를 가미한 격파 무대로 역동성을 키웠고, 정조의 화성행행 원행길에서는 사자와 호랑이가 펼치는 봉산탈춤(봉산탈춤보존회)으로 민간 전통놀이의 신명을 보여 줬으며, 우리나라 제1대 곡예전문가 안재근이 참여한 곡예무예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 관객과 함께 어우러지는 신기와 재미를 동시에 선보였다. 더불어 무고, 검무, 대취타 등 한국 고유의 전통무용 아름다움도 선사했다. 더욱이 만개의 조명에서 만들어내는 달의 형상과 배우 움직임을 따라 발끝에서 피어오르는 꽃, 무대 위에서 무선 조정리모컨으로 유유히 산천을 유람하듯 선유락을 타고 움직이는 사도세자의 모습은 혜경궁 홍씨의 깊은 내면  사도세자를 향한 사랑과 화해를 아름답게 극대화했다. 

아트컴퍼니 예기 안영화 대표는 "수원화성이라는 문화원형은 수원지역에서만 보는 특별한 지역 문화로 수원화성이 만들어지기까지, 정조가 화성까지 원행을 가기까지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 정조에게 얽힌 가족 간 갈등을 뜻밖의 만남으로 용서와 화해를 그린 작품"이라며 "전통무용, 현대무용, 곡예, 무예, 태권도, 봉산탈춤, 무대미술 등 다양한 볼거리로 일반 대중이 지루하지 않게 즐기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인영 기자 li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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