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한국의 출근길을 머릿속에 그려 봤다. 지친 몸을 이끌고 자가용을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하지만 덴마크 수도인 코펜하겐의 아침 출근시간은 특이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서다.

기자가 해외 출장으로 코펜하겐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전거 행렬이 줄지어 이어졌다. 얼마나 자전거가 많으면 자전거 전용 도로는 가득 찼고, 전용 신호등도 있었다.

왜 이런가 궁금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대답은 이러했다. "덴마크는 정부가 나서서 자전거를 타게끔 정책을 유도한다."

자세히 들어보니 덴마크에서는 차량을 구매하면 그 150∼180%의 세금을 부과한다고 한다. 자동차 가격 이상의 세금을 내야 하는 셈이다.

그밖에도 비싼 공공요금체제를 확립하는 등 차량 이용자에게 여러 페널티를 부여한다.

물론 코펜하겐 곳곳에 자전거 도로와 자전거 전용 주차 공간 조성 같은 인프라 구축에도 힘을 썼다.

그 결과, 코펜하겐의 50∼60% 시민들은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통학한다. 예전에는 덴마크 국회의원조차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한다고 이슈가 됐다.

덴마크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동차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절감하고, 최종에는 탄소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덴마크는 무려 1990년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발표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70%까지 줄이고 2050년에는 탄소중립을 시행하겠다고 선언했다.

일반인이 배출하는 대다수 탄소는 차량에서 나옴을 생각해 볼 때 자동차를 타지 않는 것만큼 확실한 탄소저감책은 없다.

그렇지만 당장 한국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모습을 상상하긴 어렵다.

출근길에 자전거를 이용하기 힘든 이유는 단순히 정부 지원이 없다거나 노력이 부족해서는 아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출퇴근시간은 70여 분이라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건 꿈에 가까운 일이다. 

70분 지하철을 타는 것만으로도 몸이 지치는데, 그 시간만큼 자전거를 탄다는 생각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덴마크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우리나라도 우리 사정에 맞는 탄소저감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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