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용인병 예비후보는 27일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는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안보를 내팽개친 보수 정부 흑역사로 기록되리라 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성남 서울공항과 20전투비행단(충남 서산) 모두 활주로 일부 혹은 항공기가 이착륙 직전 통과하는 ‘상승·접근구역’까지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했다"며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는 우리 공군 전력에 사실상 영구 손실을 끼치게 하는 자해"라고 비난했다.

지난 26일 발표한 해제지역 가운데 서울 강남구 율현동, 충남 서산 언암리 들 일부 구역이 활주로 일부를 포함하거나 활주로에서 불과 1~2km 거리에 있다. 전투기가 뜨고 내리는 구간 바로 아래에 건물이 들어서도록 규제를 푼 셈이다.

부 예비후보는 "활주로 인근에 도시가 생기면 이착륙할 때 조종사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 급격히 늘어나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보잉사 사고 통계(2009~2018년)에 따르면 치명상을 입히는 사고 61%가 이착륙할 때 발생했다.

그는 "해제한 구역 85%(287㎢)는 군비행장 인근이어서 지금도 안전성과 소음 문제가 있어 개발 가치가 떨어진다"며 "윤석열 정부는 실효성 없는 정책으로 국가 안보에 해를 끼치고, 국민들에게는 개발 호재가 올지 모른다는 착시효과로 국민을 속인다"고 비판했다.

보통 도심 인근 전투비행단에서 발생하는 소음 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정부 피해 배상 금액도 크다. 롯데월드타워 건설 공사 이후 서울공항에서는 건물을 피하려고 저고도 비행을 시작해 성남 인근 소음 피해가 급증했다.

2009년 10전투비행단(수원) 소음 피해 배상금 48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고, 2011년엔 20전투비행단(충남 서산) 소음 피해 배상금 4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있었다.

부 예비후보는 "과거 롯데월드타워가 준공 승인을 받을 때는 공군참모총장과 공군이 반발하기라도 했지만, 지금은 어떤 지휘관도 저항하지 않는다"며 "군이 안보에 무관심하고 정치권 눈치나 살피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말에 공군 의견을 받아들여 롯데월드타워 준공 허가를 내주지 않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임기 첫해에 이를 빠르게 승인했다"며 "보수가 안보를 잘 챙긴다는 얘기는 완전한 허구다. 유사시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가 어떤 악영향을 끼칠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부 예비후보는 "전략 가치가 높은 서울공항과 우리 공군 최대 비행단이자 주력 전투기 F-16 기지인 20전투비행단(충남 서산)이 제대로 기능할지 의문"이라며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