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구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지역 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위한 특고압선 매설공사가 주민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자체가 허가해줬다고 주장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27일 갈산동 이안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특고압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구 청사 입구에서 집회를 열고 ‘전자파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며 특고압선 매설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시행사인 A업체는 입주민들과 아파트 인접 구간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시 시행사와 입주민들은 아파트 주변 200m 구간은 당초 매설 깊이 2.2m에서 1m 가량 더 깊게 매설하고, 전자파 저감 차폐판 3면 설치, 전자파 상한값 4mG를 초과치 않도록 협의했다.

하지만 입주민들은 특고압선이 아파트와 가깝다며 원거리 매설과 차폐판 추가 설치를 요구했다. 

협의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A업체는 공사 중단으로 인한 손해를 이유로 구에 공사 재개를 요청했다. 지자체는 지난 16일 특고압선 매설공사 재개를 허가했다. 

A업체는 갈산변전소로부터 부평데이터센터까지 1천985m의 지중선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안아파트 인접 구간은 600m 가량이다. 이 구간에는 청천동 414-2번지에 조성될 또 다른 데이터센터로 연결되는 345㎸ 규모 전압의 특고압선도 매설된다.

구의 공사 재개 허가에 대해 비대위는 크게 반발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난해 틀어진 상생협력안은 입주민 전체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시행사와 일부 아파트 관계자가 내놓았다"며 "시행사와 다시 논의 중임에도 지자체는 일방적으로 매설공사 재개를 허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비대위 논의 후 오는 29일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구 관계자는 "이미 지자체의 허가가 난 공사였고, 입주민들의 의견대로 우회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만하게 문제가 해결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godo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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