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는 충성심과 복종심이 강하고, 뛰어난 귀가성을 간직한 종이다. 첫 정을 준 주인을 오랫동안 잊지 못하는 탓에 성견을 분양받았을 경우 탈주 사태가 종종 일어난다. 또 대담하고 용맹스럽다. 내가 진돗개를 좋아하는 이유이자 제일이의 특징이다.

어릴 때 TV에서 진돗개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나 영상을 자주 접했다. TV 속 진돗개는 위 설명처럼 충성심이 강하고 대담하고 용맹스러웠다. 당시 ‘저런 강아지를 내 옆에 두면 얼마나 든든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강아지를 키운다면 꼭 진돗개를 선택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제일이를 만났다. 제일이는 아버지 지인이 분양한 강아지다. 호구 믹스견인 제일이는 애교가 많았고 장난치기 좋아하는 성격이다. 산책을 나가기 전 항상 목줄을 내 앞에 가져다 놓고 재촉하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다.

산책할 때 제일이의 성격이 가장 잘 드러난다. 진돗개는 경계심이 강하고 예민한데 제일이는 그렇지 않다. 붙임성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호기심이 많아서인지 지나가는 사람이고 강아지고 고양이를 꼭 따라가려고 하거나 말을 건네듯 꼬리를 흔들어 댄다. 그때마다 목줄을 당기느라 힘들지만 그마저도 사랑스럽다.

제일이가 성장하는 만큼 나 역시 나이를 먹었고, 우리는 둘도 없는 소중한 가족이 됐다.

일이 바빠지면서 제일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때마다 제일이는 항상 나를 기다렸고, 퇴근하고 지친 나를 가장 먼저 반겨 주는 고마운 존재다. 그런 제일이를 볼 때면 항상 미안하고 안쓰럽다.

제일이한테 가장 고마운 건 8살이 될 동안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고, 내가 아프거나 외로울 때 항상 옆을 지켜 준 점이다.

누구나 자신이 키우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고 예쁘겠지만 나한테 제일이는 강아지 그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의미 있는 가족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주인이었어도 제일이라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지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서 제일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한다.

이제껏 제일이가 내 옆을 묵묵히 지켜 줬듯이 앞으로는 내가 제일이 옆을 든든하게 지켜 주고 싶다.

고준영 씨 <인천시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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