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아쎄안 소각장을 방문해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는 유정복 인천시장.

26일(현지시간) 프랑스 아쎄안 소각장.

파리 도심에서 10∼20분 거리에 떨어진 소각장에서는 어떠한 불쾌한 냄새도 나지 않았다. 소각장 자체 건물 외벽에도 식물을 장식해 언뜻 봐서는 소각장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아쎄안 소각장은 파리 인근 지자체 82개 조합이 참여해 연대 활동으로 생활쓰레기를 처리하고자 만들어졌다. 현재 이곳에는 주민 570만 명이 버리는 연간 220만t의 폐기물을 처리한다. 이는 프랑스 전국 처리량의 10%에 해당한다. 폐기물을 처리할 때 생산되는 잉여 에너지는 8만여 가구의 난방에 이용된다.

아쎄안 소각장은 지붕에 정원을 조성했고 쓰레기 수거 차량 진입로를 지하화했다.

소피엔 엔란달루시(Sofien Enlandaloussi) 파리 광역권쓰레기처리조합(SYCTOM) 부대표는 "처음 시설을 준비했을 때는 주민 반대가 매우 심했다"면서도 "소각장에서 나오는 연기를 친환경 처리하고 소각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우려를 멈췄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방문한 덴마크 코펜하겐 ‘아마게르 바케’(Amager Bakke) 소각장에서 만나본 시민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아마게르 바케는 연간 40만t의 폐기물을 소각해 65만 명의 지역 주민과 6만여 개 사업장에 전기와 열을 전달한다.

덴마크 역시 처음 소각장을 만들 때 주민 반대가 상당했다.

덴마크 정부는 주민들을 설득하고자 높이 약 80m의 아마게르 바케 전망대를 만들고 스키 슬로프와 카페, 산책장 등의 주민 편의시설도 조성했다. 외벽에 인공 암벽을 설치해 정상까지 등반을 통해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다.

이 같은 덴마크 정부의 노력은 성공적이라 덴마크 뿐 아니라 유럽 곳곳에서 5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소각장을 찾은 날은 안개가 낀 궂은 날이었지만 곳곳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친구들과 찾아와 사진을 촬영하며 휴식을 취하는 관광객들은 물론 전망대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이 시설들은 수년간 답보상태인 인천지역의 소각장 건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 출장기간 동안 선진화된 시설과 디자인을 갖춘 덴마크의 아마게르 바케와 프랑스의 아쎄안 소각장을 방문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소각시설이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님을 이 시설들을 둘러보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소각장을 친환경 시설로 만들고 주민들에게 유용한 편의시설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성식 기자 jss@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