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구축함 카이오 듈리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탈리아 구축함 카이오 듈리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탈리아 군함이 지난 2일(현지시간)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 미사일을 격추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과 맞물려 홍해에서 이어지는 후티 도발에 대응해 미국, 영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발을 들이게 됐다.

AP 통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구축함 카이오 듈리오 호는 이날 홍해에서 EU 해상 방위군으로 투입됐다가 후티 미사일이 6㎞까지 다가온 순간 이를 격추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후티의 테러 공격은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며 우리 경제가 달린 해상 교통 안전을 노린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이탈리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무력행사를 최대한 피해왔다는 점에서 이 같은 개입은 이례적이라고 가디언은 짚었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19일 EU가 홍해로 오가는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승인한 '아스피데스'(Aspides·방패) 작전에 참여 중이다.

아스피데스 작전은 EU의 승인 1주 만에 그리스가 홍해에 군함을 파견하면서 본격화했고, 이탈리아를 포함해 독일, 프랑스도 군함 파견을 예고했다.

이 같은 억제 작전에 후티는 정면 대응을 고수 중이다.

후티 측은 "이탈리아는 자국 군함과 상선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우리 조국을 공격하는 선박, 이스라엘의 홍해 운항을 막으려는 결정을 방해하는 선박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이란 세력인 후티는 지난해 10월 7일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지지를 선언하고 전 세계 해운 길목인 홍해에서 11월부터 이스라엘과 서방 선박을 겨냥해 공격을 이어오고 있다.

물류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미국이 지난해 12월 다국적 함대 연합을 꾸려 영국과 함께 후티 공격을 개시하고 EU도 가세했으나 후티는 지난주에도 프랑스 호위함을 드론으로 공격하면서 기세를 꺾지 않고 있다.

이달 2일에는 지난달 후티 공격을 받고 가라앉던 영국 벌크선 루비마르호가 결국 침몰하면서 기름과 비료 유출에 따른 환경 재앙 우려가 커졌다.

후티 측은 이를 자축하면서 "예멘은 더 많은 영국 선박을 침몰시킬 것"이라며 영국을 겨냥해 "예멘을 공격하고, 가자지구 민간인을 상대로 한 범죄에 협조하는 미국과 손잡은 불량배 국가"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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