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시행 첫날인 4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능실초등학교 현장. <경기도교육청 제공>
늘봄학교 시행 첫날인 4일 오후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능실초등학교 현장. <경기도교육청 제공>

"이거 한번 그려볼까?"

4일 오후 1시께 찾은 수원시 권선동 능실초등학교 1층 ‘늘봄교실’. 이날 입학한 신입생 A양과 마주 앉은 늘봄교사 B씨가 이같이 말하며 학생과 책놀이를 했다. 책을 읽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책놀이의 핵심이다.

능실초 늘봄학교에는 모두 19명이 참여하지만 대부분의 학생이 오전에 치러진 입학식 후 곧바로 귀가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이 정규수업이 끝난 뒤 돌봄 공백 속에 내몰리는 상황을 해소하려고 도입한 제도다. 올해 1학기 전국 2천 개 초교에서 먼저 시행하고, 2학기에는 전국으로 확대해 초등 1학년은 조건 없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학생이 늘봄학교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침 돌봄(오전 7시부터 수업 전까지), 맞춤형 프로그램(수업 이후 2시간), 방과 후 프로그램, 저녁 돌봄(오후 8시까지)을 받는다.

능실초 늘봄학교에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모두 5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날 책놀이를 시작으로 창의인성 놀이, 전래놀이, 보드게임, 토탈공예를 요일별로 실시한다. 늘봄교실에는 실내 체육활동 들이 가능하도록 매트를 설치하고,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동그란 책상 3개도 마련했다. 또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각종 보드게임과 동화책도 구비했다.

이날 A양은 늘봄교사와 책을 읽고 생각나는 이미지를 알록달록한 색깔을 이용해 그림으로 표현했다. A양은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께 어머니와 손을 잡고 귀가했다.

능실초는 늘봄교실 외에 1∼2학년 대상 ‘초등 돌봄교실’도 운영한다. 초등 돌봄교실엔 올해 74명이 지원했고, 이 중 39명을 선정했다. 나머지 35명은 초등학교 1학년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과 지역거점형 돌봄교실이 제공돼 현재 대기인원은 없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이날 초등 돌봄교실은 4명의 학생이 이용했고, TV로 만화를 시청하거나 블록놀이 등을 했다. 초등돌봄교실의 경우 늘봄학교를 끝낸 학생들 중 원하면 참여 가능하다. 지역거점형 돌봄교실은 지역 아동심리상담센터가 운영한다. 이 학교 3층에 자리한 지역거점형 돌봄교실에선 10명의 학생이 강사와 ‘새 학기 이름 빙고’ 활동을 했다.

도내에선 모두 975개 초등학교가 늘봄학교를 운영하고, 5만3천여 명이 1학년 맞춤형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초등돌봄교실엔 2만6천여 명이 신청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늘봄학교는 학교 공간과 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사회, 지자체와도 협력해 운영한다"며 "앞으로 늘봄학교를 잘 운영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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