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간절한 호소에도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은 전공의 7천여 명에게 법적·행정절차를 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선처 없이 법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강력한 방침을 전했다.

지난달부터 진행된 전공의 파업으로 의료현장이 어려움을 겪는다. 기자가 전공의 파업을 취재하며 만난 인천 한 병원 간호사는 "의사들 생각은 이해가 되지만 환자 목숨이 달린 업을 하면서 무책임하게 자리를 뜨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의협을 제외한 사회 각계가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사실 의대 증원 찬성보다도 전공의 파업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당장 나와 내 주변인의 생명과 건강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병원에는 전공의들이 없어 한산하고, 인천 대학병원 간호사들은 환자가 줄어 ‘응급오프’를 받아 쉬는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이 와중에 환자들은 수술이나 진료가 밀려 걱정하고 응급 상황에 이용 가능한 병원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른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고 환자들이 밀려드는 상황에서도 병원을 지키는 이들도 있다.

한 SNS에는 ‘다른생각을가진의대생/전공의’라는 계정이 생겼다. 전공의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이들이 집단행동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계정이다.

이들은 정부와 의협 간 소용돌이 속에서 많은 이들이 길을 잃고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병원과 의대가 폐쇄적인 분위기라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이들에게는 본인들을 찾아 달라고 하기도 했다.

물론 이들도 의대 정원 확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한 게시글에서는 "숫자만 늘리고 보자는 윤석열 정권의 정책에 대해 우리는 그 진의를 의심한다"며 "공공의료기관과 의과대학 중심으로 필수과와 의료 사각지대에 근무할 의대생과 의료인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계정을 보며 정부와 의협 간 기 싸움과 현재 의료현장의 어려움에 집중하다가 현 사태의 요점이 뭐였는지를 다시 한번 곱씹게 됐다. 의대 정원 확대 논의 목적은 의협과 정부 간 힘 겨루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시민들이 적시에 치료받고 안전하게 치료받고자 함이 아니었던가.

서로의 세력이 얼만큼인지 겨루는 대결이 아닌 목적이 있는 논의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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