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는 우리집 막내 공주 이름이다.

2013년 내가 고등학생일 때 망고를 만났다. 망고의 모견 보호자분이 갓 태어난 강아지들의 새 가족을 찾는다며 올린 글을 보고 데려왔다. 이때 많은 강아지들 중 망고가 남동생에게 다가와 손을 핥았다고 한다.

우리집 가족이 된 망고의 등장으로 내 수험생활은 뒷전이 됐다. 학교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강아지 백과사전이나 훈련법 책을 읽다가 선생님께 혼난 적도 있다. 아직 아기였던 망고는 혼자 자는 걸 무서워해서 두세 시간에 한 번씩 깨서 울었는데, 그때마다 일어나서 토닥토닥 아기처럼 재워 줘야 했다. 공부하면서 수면시간이 정말 소중했던 시기라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망고도 아기 강아지였는데 엄마와 언니들을 떠나 혼자 잠드는 게 얼마나 무서웠을까 싶어 미안해진다. 나중엔 포기하고 같이 침대에서 자기 시작했으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잠들 때 내 곁은 항상 망고 차지다.

망고는 눈치도 빠르고 정말 똑똑하다. 언젠가 속상한 일이 있어 방에서 혼자 울었던 적이 있었는데, 항상 장난감을 가져와 같이 놀자고 하던 망고가 그날은 조용히 내게 다가와 턱을 기댄 채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 서로 대화를 할 순 없지만 망고에게 그날 정말 큰 위로를 받았다. 또 한번은 김밥을 먹다가 망고가 물그릇을 보며 짖길래 물을 갈아 주러 갔는데 돌아와 보니 망고가 내 김밥의 햄과 달걀만 골라서 먹었던 적이 있었다. 이렇게 우리 가족은 망고와 함께 매일매일 소중하고 재밌는 에피소드를 만들어 간다.

몇 년 전 망고가 시골에서 큰 사냥개에게 목을 물린 적이 있었다. 근처에 동물병원이 없어서 한참 차를 타고 문 연 병원을 겨우 찾아갔다. 다행히 망고는 금세 회복했고, 엄마는 죽을 고비를 잘 넘겼기 때문에 망고가 오래 살 거라고 했다. 그 말이 진짜면 좋겠다. 올해 1월, 11살 생일을 맞은 망고는 아직까지 크게 아픈 곳은 없다. 망고가 앞으로도 건강하게 우리 가족 곁에 있으면 좋겠다.

망고야, 넌 정말 귀여워! 우리 가족 품에 안겨 줘서 고마워. 그리고 많이 미안해. 앞으로도 오래오래 우리 가족과 함께하자. 사랑해.

임민지(파주시 목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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