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관의 기지와 적극행정으로 대서양 한가운데서 급성맹장염 증세를 보이던 우리 국적 선원이 아르헨티나 해경(MRCC·해상구조본부)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수술을 받았다.

6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9시 25분께 해양수산부 상황실로부터 아르헨티나 추브츠주 남동쪽 444㎞(240해리) 해상을 항해 중인 우리 원양어선 A호(부산선적, 2천999t, 승선원 30명)에 응급환자가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복통을 호소하던 선원 B씨는 선박 내 원격의료진료를 통해 급성맹장염 의심 판정을 받았으며, 병원 이송이 긴급하게 필요한 상황이었다.

해경청 종합상황실에서 근무 중인 위성조난 담당 홍정의 경사는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자 아르헨티나 해경에 헬기 지원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아르헨티나 해경 측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여러 경로를 통해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한 끝에 영어 의사소통 가능자를 찾았다. 홍 경사는 여러 차례 이메일과 유선 연락으로 B씨가 헬기를 이용해 병원으로 옮겨지도록 도왔다.

아르헨티나 해경은 현지 기상이 불량해 출동이 일부 지연되기는 했으나 5일 오전 7시 44분(현지시간)에 A호에 도착해 인양용 줄(호이스트)을 이용해 B씨를 태우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B씨는 같은 날 오후 10시께 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배종진 기자 jongj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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