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10개 군·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이 광고·홍보성 글로 넘쳐나 제 기능을 못한다. 대안으로 마련된 게시판도 상당수 비공개여서 시민 소통에 폐쇄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접속한 A구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최신 글은 펫보험 광고글이 차지했다. 자세한 상품 안내와 보장 내역, 링크와 연락처가 적혔다.

B구청도 마찬가지다. 암보험을 비롯해 태양광 설치, 세무 상담, 자격증 취득반 모집 따위 광고글로 넘쳐났다.

C구청은 그나마 광고글이 적었으나, 다른 글들 대부분은 지역 사업이나 행사 홍보글이어서 자유게시판 성격과는 맞지 않아 보였다.

가뭄에 콩 나듯 일부 민원인이 불편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으나, 게시판 공지사항에 ‘이곳은 별도의 답변이 없고 민원처리를 원하는 주민은 민원·상담신고를 이용하길 바란다’는 안내가 대답을 대신했다.

이처럼 각 군·구에서 운영하는 자유게시판은 시민들 생각이나 의견·민원을 자유롭게 올리는 개설 취지는 잃어버린 채 업체나 지자체 광고게시판 노릇을 할 뿐이었다.

자유게시판 외에 지자체는 민원게시판이나 구청장 소통 게시판을 뒀지만 10개 군·구 중 절반만 공개됐고, 나머지는 비공개이거나 국민신문고로 연결돼 지역 여론 공유에 폐쇄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 시민은 "자유게시판 관리도 실망스럽지만 지역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함께 찾는 공간도 필요한데, 폐쇄적인 민원게시판 운영은 다른 이웃들이 어떤 생각을 품었는지 알 길이 없어 여론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구 관계자들은 "민원게시판이 비공개가 많은 까닭은 민감한 개인정보 노출 보호와 국민신문고로 일원화해야 효율적이고 책임감 있게 처리 가능해서다"라며 "자유게시판은 민원보다는 자유로운 시민들 글이 올라오는 곳이라 혐오·비방글이 아닌 이상 놔두지만, 광고성 글은 주기적으로 삭제하겠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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