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제314회 정기연주회로 ‘최수열과 브람스’를 마련했다.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지휘자와 작곡가’ 두 번째 시리즈다. ‘지휘자와 작곡가’는 한 해 동안 10명의 지휘자가 저마다의 작곡가를 조명하는 프로젝트다. 첫 순서였던 홍석원 지휘자의 지휘봉을 이어 받아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를 주인공은 최수열 지휘자다. 그는 브람스를 선택해 교향곡 제2번을 지휘한다.

교향곡 제2번은 브람스가 오스트리아 남부에서 휴양하며 작곡한 곡이다. 아름답고 조용한 대자연을 서정적으로 담은 이 작품은 단순히 목가적 성격의 전원 교향곡으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닌, 작품의 완성도로 놓고 봐도 1번 교향곡에 뒤지지 않는 걸작이다.

최수열은 여기에 찰스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과 풀랑크의 오르간협주곡을 앞서 배치해 독특한 프로그래밍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에서 연주할 브람스의 교향곡 제2번이 색다른 이유가 이 지점에 있다. ‘존재에 관한 끝없는 질문’과 ‘어떠한 것도 알지 못하는 사제의 침묵’ 그리고 ‘싸우는 답변자들’로 구성된 찰스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은 우주에 대한 철학적 감상을 바탕으로 입체적인 관현악 사운드의 구현이 엿보인다.

현대음악에 대한 탁월한 재능과 논리적이며 창의적인 프로그래밍으로 대표되는 지휘자 최수열은 서울시향 부지휘자와 부산시향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2021년부터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며 왕성한 연주활동을 펼친다. 국내에서 손꼽히게 바쁜 지휘자 중 한 명이다. 아트센터 인천 ‘토요스테이지’, 예술의전당 ‘최수열의 9시 즈음에’를 이끄는 동시에 여러 교향악단과 작업 중이며, 부천필과는 학생 신분이었던 2006년 데뷔 콘서트에서 만나 이후 4번의 공연을 함께하며 호흡을 맞췄다.

풀랑크의 오르간협주곡을 협연할 오르가니스트 신동일은 샤르트르 국제 오르간 콩쿠르, 무사시노-도쿄 국제 오르간 콩쿠르,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현재는 오르간 음악계에 권위자로 꼽히는 연주자다.

최수열 지휘자는 "찰스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은 본래 목관 4대가 나오는 편성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특별히 오르간으로 연주를 시도한다"며 "뒤이어 연주될 풀랑크의 오르간협주곡과도 연결되는 흐름으로 즐겨 보시면 좋겠다"고 했다.

부천=최두환 기자 cdh9799@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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