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김용식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15%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는 소식이다. 언론을 통해 살펴보면 우리나라 유권자는 약 4천250만 명이다. 그중 65세 이상 유권자는 약 750만 명으로 17%를 차지한다. 이 숫자는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파괴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는 모르지만 과거 선거 때만 되면 앞다퉈 노인복지 정책을 공약하며 노인들의 표를 얻으려 안간힘을 쏟았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아직까지 노인복지 문제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 대안이나 공약은 찾아볼 수 없다.

정치인들의 막말이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지만,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노인 폄하 막말로 비난받던 일부 정치인들도 이제 나이가 들어 노인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아직도 그들은 금배지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또다시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출마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노인들로서는 배알이 뒤틀리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노인들은 보수 성향이 강한 편이라 보수 쪽 후보에 투표하는 비율이 높은 게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진보 성향 정치인들은 노인들이 미워서인지는 모르지만, 노인 폄하 발언으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과거 진보 성향 몇몇 정치인들의 노인 폄하 발언을 살펴보면, "60대 이상 노인은 투표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분들이 미래를 결정할 필요도 없고 곧 무대에서 퇴장할 분들이므로 투표하는 날 집에서 쉬셔도 된다", "늙은 교사 1명을 내보내면 젊은 교사 3명이 들어온다", "60세가 되면 뇌가 썩는다. 70세가 되면 쉬셔야지 왜 일을 하려 하느냐", "노인 투표를 막으려면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없애자"라는 막말을 국민들은 기억한다.

노인들에겐 참으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말들이지만 선거 때가 되면 생각난다. 생각에는 차이가 있고 표현하는 방식 또한 다를 수 있다. 노인 폄하 막말 정치인들의 생각이 아무리 옳고 정당하다 해도 패륜적인 행동은 하지 않았어야 했다. 당신들의 주장이 옳다고 해도 그 방법이 틀리면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과거와 달라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라도 작은 스캔들에 연루돼도 정치생명뿐 아니라 패가망신을 당하는 사회다. 그래서 부정행위나 도덕성 문제가 밝혀져도 자기 잘못을 죽기 살기로 변명하거나 남에게 떠넘기고, 잘못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는 부도덕한 정치인들이 또다시 금배지를 달기 위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국회의원이 아니라 국민을 고객처럼 받들고, 국민이 주는 세비를 받을 때마다 국민의 땀과 희생에 대해 보답할 줄 알고, 큰 틀에서 국가 발전을 위한 정책 제시와 민생문제 해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제대로 된 국가에서 살아가게 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이나 막말과 거짓 선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 또는 흉악범 전과자나 범죄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사람,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들이 다시는 정치판에 얼씬도 하지 못하도록 솎아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비례대표 공천이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사회 약자 또는 각종 직능을 대표할 전문인을 국회로 진출시켜 그들로 하여금 국민 의사를 좀 더 폭넓게 반영하고 대변하자는 취지로 탄생했다. 그러나 이러한 취지를 무시하고 당과 공천권을 행사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충성하느냐의 척도에 따라 함량 미달이라도 국회로 보낼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3김 시대에는 정치자금 마련 수단으로 비례대표를 활용했지만 이제는 정당 의석수에 따라 국고보조금 배분으로 매직 관행이 사라졌으니 공천권자는 비례대표 취지에 맞도록 각종 직능을 대표할 인물을 공천해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 주길 바란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