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애플이 애플카 제작을 10년 만에 포기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화두가 됐다. 애플카는 지난해 말 출시된 샤오미카 SU7과 결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과연 애플카 포기는 어떠한 의미를 지닐까? 그리고 확실히 포기하는 것일까 아니면 연기하는 것일까? 애플카는 단순한 전기차 제작이 아닌 시대를 달리하는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스마트폰의 시작을 알린 기업이다. 스마트폰은 인류가 생긴 이래 최고의 혁신적인 발명품으로 글로벌 시장을 새롭게 바꾼 시작점이다. 현재 인공지능, 인포테인먼트 등 모든 것을 제어하는 중심점이고 변화의 시작점이다. 

이 상황에서 애플카는 현재 스마트폰에서 앞으로 모빌리티로 시장의 중심점이 옮겨 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변화의 포인트가 모빌리티로 가는 만큼 130여 년의 자동차 역사가 새롭게 열리는 시작이 바로 애플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카 등장은 전기차 기반 제작 방법도 다르게 접근할 것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 수가 50~60% 수준이면서 배터리, 모터 같은 핵심 부품을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시작하는 만큼 모듈로 제작하는 방법이 일상화되면서 제작 방법 혁신이 예상된다. 따라서 애플카가 등장한다는 뜻은 하청업체에 필요한 대수를 찍어내는 이른바 ‘모빌리티 파운드리’가 등장한다는 뜻이다. 파운드리가 반도체 위탁생산을 말하듯이 ‘모빌리티 파운드리’는 전기차 등을 원하는 모델로 대량 찍어내는 형태의 제작을 지칭한다. 

애플카 중단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유는 여러 가지로 판단된다. 이번에도 여러 번에 걸쳐 중단과 개발 축소 등 다양한 경우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은 완전히 중단한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그러나 최소한의 시스템은 남겨 두리라 판단한다. 지난 10년간 모빌리티 관련 자료 확보와 애플카 관련 핵심 자료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즉,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할 여건과 성숙도를 고려하면 언제든지 등장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중단으로 상대적 이득을 본 쪽은 테슬라다. 테슬라에게 애플카 등장은 강력한 후보의 출현으로, 시장 점유율은 물론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기업 이미지가 넘어갈 수도 있었다. 하여튼 이번 철수로 테슬라는 더욱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렇다면 애플카의 포기 또는 연기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말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고, 앞으로도 3~4년간은 하이브리드차 등이 강력하게 부각되면서 전기차 위상을 찾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시장 주도권 등에서 단점이 커지면서 애플카 입지가 좁아졌다. 

무엇보다 이번 철수의 가장 핵심적 이유는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다. 애플카는 휴대전화에 바퀴를 붙이는 ‘바퀴 달린 휴대전화’를 지향하는 제품으로, 레벨4의 자율주행 기술이 확보돼야 한다. 레벨4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하면서 비상시에만 사람이 개입하는 진정한 자율주행차의 시작점이다. 

그러나 생각 이상으로 투자 대비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레벨4 수준은커녕 레벨3도 쉽지 않았다. 직접적인 가장 큰 이유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줄이거나 포기한 글로벌 제작사와 관련 기업들이 늘어나는 것도 최근 흐름이다. 

여기에 경쟁자인 삼성 갤럭시 시리즈에 AI폰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생성형 인공지능의 중요성이 극히 커졌다. 당장 애플카에 전념했던 2천여 명의 인력을 생성형 인공지능에 투입해야 한다. 

결국 애플카 포기는 내일을 기약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확실한 부분은 언제든지 시장 성숙도와 기술 개발 방향에 따라 재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큰 상황이다. 필자는 포기보다는 연기에 힘을 싣고 싶다. ‘바퀴 달린 휴대전화’가 등장하는 시기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미래 비즈니스의 중심점이 될 것이다.

전기차 가성비가 아직 하이브리드차보다 낮은 만큼 ‘반값 전기차’를 위한 낮은 전기차 등장이 본격화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흐름이 커지면서 앞으로 3~4년 사이에 경쟁력 제고가 나타나고 기술적 진보도 커지리라 예상한다. 애플카는 그 중심에 서 있다. 재등장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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