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이 점박이물범 번식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 차원 전문조사를 비롯해 백령도 내 연구·구조기관 필요성을 제기했다.

11일 인천녹색연합과 백령도점박이물범생태관광협의체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달까지 점박이물범 겨울철 백령도 연안 번식 사례를 조사한 결과, 백령도 주변 지역에서 번식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백령도 연안에서 발견된 1개월 미만 새끼 점박이물범은 생존 사례 2건, 좌초 폐사 상태 2건, 총 4건이다. 백령도 연안뿐만 아니라 가로림만 연안(태안 마검포항)에서도 2021년 새끼 점박이물범이 발견된 사례가 1건 있었으나 구조 실패 후 다시 발견되지는 않았다.

점박이물범은 황해계군으로 중국 랴오둥만이 전 세계 최남단 점박이물범 번식지로 알려졌으나 잇따라 백령도 연안에서 발견됨에 따라 백령도점박이물범생태관광협의체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백령도 지역 내 번식 가능성 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점박이물범 황해계군은 번식과 출산을 위해 11월 말부터 중국 랴오둥만으로 북상하는 회유 특성이 있으며, 1월 말쯤 유빙 위에서 하얀 배내털을 가진 새끼를 낳는다.

새끼 점박이물범은 털갈이를 하기 전까지는 얼음 위(육상)에서 생활하고, 만약 물속에 빠지거나 들어가게 되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중국 랴오둥만에서 태어나 백령도 연안까지 헤엄쳐 오는 것은 생존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최근 5년간 발견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백령도 주변 연안에서 번식 가능성을 시사한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점박이물범 번식 가능성을 고려한 정부 차원 전문 조사가 필요하며, 백령도 안에 연구와 구조기관을 배치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새끼 점박이물범을 발견했을 때 행동지침이라든지 관련 교육을 통해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손민영 기자 sm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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