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국가교육책임 강화’ 차원에서 마련한 늘봄학교가 시행 1주일 만에 곳곳에서 파행 운영 사례가 나타나 교사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전국 2천741개 늘봄학교를 대상으로 첫날 파행 운영 실태조사에 들어갔고, 하루 만에 인천을 비롯한 전국에서 80여 건에 이르는 사례를 접수했다. 전교조가 접수한 인천 사례는 학교 관리자가 교사들에게 늘봄 강사 투입을 강요해 1학년 담임교사가 늘봄 운영에 투입됐으며, 공간 부족으로 학년 전 학급이 오후에 교실을 비워 줘야 하나 별도로 교사 업무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다음 날 수업 준비에 차질을 빚는다는 토로가 이어졌다. 

문제는 올해 60개 교 늘봄 기간제교사와 전담 지원 인력 확보에도 애를 먹었는데, 2학기 전면 확대를 앞두고 제대로 인력 충원이 될지 알 길이 없어 우려가 크다는 데 있다. 이에 더해 과밀학급 겸용교실 해결도 문제로 드러나 시교육청의 "과밀학급 겸용교실 문제나 2학기 인원 충원 등에 전방위적으로 만전을 기하겠다"는 답변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늘봄학교란 초등학교 정규수업 외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해 초등학교 방과 후와 돌봄을 통합 개선한 종합 교육 프로그램이다. 정규수업 전 아침시간부터 정규수업이 끝나고 난 뒤 학부모가 원하면 자녀를 아침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최대 13시간 동안 학교에 맡길 수 있다. 기존에는 방과 후 교실에 전부 수용이 어려웠으나 늘봄학교가 시행되면 희망 학생은 아무런 조건 없이 100% 이용 가능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용 부담도 없어진다.

늘봄학교는 2024년 2학기가 본격 추진 시기지만 이미 1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시행하는 학교가 상당수에 달한다. 질과 양을 모두 확보한 교육적인 돌봄을 제공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나, 급하게 진행되면서 일부 학교에서 파행 운영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일선 학교는 초기 진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속히 해소해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의 돌봄 공백 문제와 사교육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자녀의 돌봄이 필요한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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